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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에세이] 굉장한 '굿 뉴스' .. 도널드 그로스 <국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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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그로스 < 국제변호사 lawkim@kimchang.com >

    한국인들이 미국인인 나를 어떻게 대할까.

    지난 여름 한국에 오면서 이런 걱정을 했다.

    반미감정이 휩쓸고 지나간 뒤였기 때문이다.

    미국 국무부가 재한(在韓) 미국인들에게 신변 안전에 대한 경고문을 발송,이런 우려는 한층 깊어졌다.

    그러나 한국인 친구들의 환대에 그같은 걱정이 기우였다는 점을 깨닫게 됐다.

    반미감정을 한번 맞닥뜨리기는 했지만 말이다.

    택시를 타고 점심약속 장소로 가던 중이었다.

    택시기사가 외국인인 나를 마땅찮게 여기고 있다는 기색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그 택시기사는 내가 어느 나라 사람인지 묻고는 "미국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정확한 이유는 알지 못한 채 나는 미소를 지으며 대화분위기를 좋게 이끌어가려고 최대한 애썼다.

    난 ''미국의 일부 팝송이나 영화는 저속하다''고 먼저 꼬집기까지 했다.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기사양반의 얼굴에는 불쾌한 표정이 역력했다.

    그는 거스름돈도 주지 않은 채 가버렸다.

    ''납치라든가 하는 더 나쁜 경우를 당하지 않고 이 정도로 끝난 것만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1주일후 만난 택시기사의 태도는 사뭇 달랐다.

    그는 먼저 자기 아들 얘기를 꺼낸 뒤 내 가족관계를 물었다.

    내 딸 사진을 보고는 "참 예쁘다"고 칭찬까지 했다.

    그리고는 10여분에 걸쳐 미국이 왜 세계 최고의 나라(한국을 제외하고)인지,내년에 미국 여행을 가면 꼭 가보고 싶은 곳이 어딘지 등 미국얘기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8월에 그랜드캐니언은 붐비는지,미시시피강에서 배를 타 본적은 있는지,미국 서부를 떠난 카우보이가 몇명이나 되는지,또 미국 여자들은 대부분 금발인지 등등 질문이 이어졌다.

    나는 성실한 답변을 위해 최대한 애썼지만 마지막 질문은 대답할 수가 없었다.

    진짜 금발과 염색한 금발 숫자에 대한 공식 통계를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 ''행복한 경험''이후 나는 한국인 대다수가 미국을 긍정적으로 본다는 것을 깨닫고 안도했다.

    물론 한·미 양국 관계가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한국에서 삶을 시작하는 한 미국인에게 이 사건은 굉장한 ''굿 뉴스(good news)''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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