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폭락의 후유증으로 전략적으로 중요한 코스닥기업간의 합병이 무산돼 벤처업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코스닥시장이 회복되지 못할 경우 성장성을 높이기 위한 벤처업계간 ''빅 딜''이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대신 주가하락으로 주식매수청구 부담을 우려할 필요가 없는 소규모 합병이 늘어날 전망이다.

주성엔지니어링과 아펙스는 급격한 대내외 환경변화로 오는 12월로 예정돼 있는 양사간 합병을 취소하기로 했다고 지난 주말 밝혔다.

두 회사는 실적악화와 주가하락에 대한 대책으로 지난 8월 전격적으로 합병계획을 발표했으나 이후 1개월만에 합병취소를 선언한 것이다.

이에 대해 주성엔지니어링의 김동식 IR담당 부장은 24일 "최근 2년연속 적자를 낸 아펙스를 흡수합병하는 것에 대해 주주들의 반발이 큰 데다 매수청구에 대한 부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주성엔지니어링의 지난 22일 주가(종가기준)는 6천5백10원으로 매수청구가(1만7천6백28원)의 36.9% 수준에 불과해 매수청구에 대한 부담이 컸다.

LG투자증권은 주성엔지니어링이 합병을 강행하려면 최대 2천6백72억원의 매수청구비용을 짊어져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주성과 아펙스간의 이번 합병실패를 계기로 다른 코스닥 벤처기업들의 합병 움직임이 주춤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코스닥 기업 중에는 생존차원에서 합병이 절실한 기업들이 많지만 주식시장 상황이 불투명해 논의조차 힘들게 됐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증권전문가들은 주식매수청구권과 관계없는 소규모 합병을 추진하려는 기업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3S커뮤니케이션의 장성환 사장은 "코스닥기업 3개사가 최근 제3시장 기업의 흡수합병을 중개해달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장 사장은 "벤처기업들로서는 기술력 확보를 위한 기업 인수합병에 생존이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에 주식매수청구 부담이 없는 소규모 합병을 적극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