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침체의 늪을 헤매고 주주가 어려움을 겪게되자 자사주를 소각해 주가를 받치려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주주이익을 중시하는 미국등 선진 증시에서 자사주소각은 주가관리를 위한 보편적인 수단으로 쓰인다.

증자만 일삼던 국내 기업이 자사주소각에 눈을 떠 주주이익을 챙기기 시작한 것은 새로운 변화다.

자사주 소각의 종류와 그 효과가 알아본다.

<>자사주취득과 소각=주식의 수급을 조절해 주가를 관리하는 수단에는 자사주(자기주식) 취득과 자사주 소각이 있다.

자사주 취득은 시장에 나도는 주식을 회사가 돈을 주고 사들여 주식의 공급물량을 줄이는 것이다.

회사가 취득한 자사주는 취득신고후 6개월동안 팔지 못하기 때문에 일시적인 공급축소효과가 있다.

그러나 자사주 소각은 말 그대로 회사가 보유중인 자사주를 태워 없애는 것이다.

일시적이 아닌 "영구적인 공급축소"수단이 된다.

자사주 취득보다 더욱 강력한 주가관리 수단이 된다.

<>자사주 소각방법=상장기업 또는 코스닥 등록기업이 자사주를 없애는 방법에는 크게 "감자소각"과 "이익소각" 두 가지가 있다.

감자에 의한 자사주 소각은 회사가 사들였거나 앞으로 사들이게 되는 자사주를 태워없애 자본금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이미 자사주를 확보한 상태에서 소각하는 것은 "자사주 소각",앞으로 사들일 자사주를 소각하는 것은 "자사주 매입 소각"이다.

이와는 달리 이익소각은 주식수는 줄어들지만 자본금을 줄이지는 않는다.

회사가 보유중인 자기주식와 이익잉여금을 상쇄시키는 방법을 쓴다.

발행주식 총수를 줄어들지만 납입자본금에 변화가 없다는 점이 특징이다.

<>감자소각과 이익소각의 차이점=납입자본금(Paid-in Capital)이 줄어드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가장 큰 차이점이다.

두가지 방법 모두 발행주식수를 줄이는 결과를 낳지만 절차가 다르고 효과면에서도 약간의 차이가 있다.

우선 감자에 의한 자사주 소각은 주주총회에서 특별결의를 해야 하고 채권자 이의제기기간을 거쳐야만 가능하다.

특별결의는 출석 주주의 3분의 2이상이 찬성해야 하고 찬성한 주주의 총수가 전체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2이상에 달해야 한다.

감자를 할 수 있는 주식대상은 회사가 보유한 자기주식 또는 앞으로 사들일 주식이다.

이 때 소각규모에는 제한이 없다.

증권거래법에서는 회사가 자사주를 취득하는 경우 "배당가능이익" 범위내로 제한시키고 있다.

그러나 상법에 근거,소각 목적으로 자사주를 취득할 때는 증권거래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 금융감독원의 유권해석이다.

이익소각은 회사 정관의 근거규정에 따라 의결기구가 달라진다.

이사회결의로 실시할 수도 있고 주총특별결의로도 할 수 있다.

감자소각과는 달리 이익잉여금과 자기주식을 상계처리하므로 소각가능규모가 "배당가능이익"범위내로 제한된다.

자본금에 변동이 없으므로 채권자 이의제기기간도 둘 필요가 없다.

<>주가및 재무구조에 주는 영향=감자나 이익소각을 실시하면 주식수가 줄어들게 된다.

유통주식수가 줄어들게 되면 주식수요는 소각 전과 비슷해도 주가는 좀더 상승탄력을 받게 된다.

물론 자사주를 소각하더라도 시장상황에 따라 당장 약발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주식수를 늘리는 증자는 주가를 무겁게 하지만 이와 반대로 자사주 소각은 주식공급을 줄이게 되므로 장기적으론 주가 움직임이 가벼워지는 효과를 지니게 된다.

자사주 소각은 재무구조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자본항목인 자본금 또는 이익잉여금이 감소되므로 자본총계(자기자본)가 줄어든다.

따라서 소각후 자기자본이익률(당기순이익/자기자본x100%)이 높아진다.

주식수가 줄어들게 돼 주당순이익도 증가한다.

주당순자산은 자사주의 취득가격 또는 장부가격에 따라 달라진다.

취득가격이 주당순자산가치보다 높으면 소각후 주당순자산이 줄어들고,낮으면 주당순자산은 늘어난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자기자본이 줄어들어 부채비율(총부채/자기자본x100%)이 높아진다는 단점도 있다.

이익을 얼마나 쌓아 놓았느냐는 지표인 유보율은 감자방식으로 자사주를 소각하면 증가한다.

그러나 이익소각방식을 택하면 자본금은 변하지 않으면서 이익잉여금이 감소하므로 유보율이 줄어든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