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불안하기 짝이 없다.

바닥을 쳤다 싶던 주가가 허무하게 무너지는가 하면 손을 털어버리면 급반등해버린다.

다시 추격매수에 나서면 곧바로 추락하는 등 애간장을 태운다.

코스닥시장은 연일 투매가 되풀이되는 사실상의 "공황"상태다.

치고빠지는 "단타"전략도 백전백패.

데이트레이딩을 주무기로 하는 증권사 투자상담사들의 70~80%는 "전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 한주동안에만 30%가량의 손실을 본 개인투자자도 속출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런 때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라고 충고한다.

온기선 동원경제연구소 이사는 "거시경제 변수가 불안하고 증시전체가 요동을 칠 때는 장세에 너무 연연해하지 말고 개별기업에 주목하는 것이 바람직한 투자전략"이라고 지적했다.

시장을 보고 투자판단을 내릴 것이 아니라 기업을 보고 투자판단을 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

온 이사는 "거래소시장의 경우 펀더멘털이 뒷받침됨에도 불구하고 시장분위기에 휩쓸려 내재가치에 비해 지나치게 폭락한 종목이 많다"고 말했다.

"위기상황에서 기회를 찾으라"는 증시격언을 되새길 때란 지적이다.

미련없이 시장에서 잠시 떠나 있는 것도 한가지 대안이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바닥이 어디인지 가늠할 수 없는 만큼 개인투자자들은 상승추세로의 전환을 확인할 때까지 쉬는게 바람직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철저한 종목별 접근=주식시장 접근법에는 크게 두가지가 있다.

시장전체 흐름을 살펴 매수.매도시기를 결정한 다음 종목선택에 나서는 톱다운(Top Down) 방식과 전체시장 흐름과는 다소 무관하게 개별기업의 가치를 먼저 따지는 바텀업(Bottom Up)방식이 그것이다.

헤지펀드계의 대부인 조지 소로스는 전자 쪽에,마젤란펀드로 유명한 피터 린치는 후자 쪽에 해당한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개인들은 중장기투자를 전제로 한 바텀업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권고한다.

고유가 반도체가격하락 해외증시불안 등의 외부악재가 앞으로 개선될지 아니면 악화될지 쉽게 단정할수 없다.

대내적으론 대우차 처리문제,2차 금융구조조정을 위한 공적자금 조성문제등도 가변적이다.

즉 주변여건을 놓고볼 때 증시의 방향성을 쉽게 점칠수 없는 상황이다.

시장전체를 예측하려들지 말고 개별 기업에 주목해야하는 것은 이런 배경에서 출발한다.

물론 장기투자가 전제돼야 한다.

개별 기업도 단기적으론 전체시장의 영향권에서 벗어날수 없기 때문이다.


<>섣부른 "바닥 예상"은 금물=김석규 리젠트자산운용 상무는 "개별기업에 주목하더도 바닥여부를 쉽게 단정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주가를 결정하는 경제변수가 온통 먹구름에 쌓여있기 때문이다.

고유가 반도체가격하락 환율불안 금리상승 등은 기업의 수익력을 깎아내리는 요소다.

이 악재들이 정점을 지났는지,주가에 이미 반영됐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장담할수 없다.

삼성전자를 예로 보자.

종합주가지수가 장중에 70포인트이상 급락한 지난 18일 삼성전자는 연중최저치인 19만8천5백원을 기록한뒤 이틀간 급등하면서 23만원까지 급반등했다.

이를 지켜본 많은 투자자들은 "바닥을 쳤구나"하면서 20만원밑에서 사지 못한 것을 후회했다.

그러나 이틀만에 삼성전자는 19만원으로 떨어져 충격을 던져줬다.

단기반등을 노려 추격매수에 나섰던 투자자는 또 다시 발등이 찍혔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악재요인에 민감한 경기관련주에 대해서는 절대적인 주가 수준만을 놓고 섣불리 바닥 여부를 단정짓지 말라고 조언했다.


<>어떤 종목이 유리한가=내재가치에 비해 주가가 턱없이 낮은 종목이 속출했다.

수급불균형,투자심리불안등이 가세하면서 과매도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송상종 피데스투자자문 사장은 "낙폭이 과도한 종목 가운데서 실적이 뒷받침되는 우량주를 골라 조금씩 매수할 때 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조급하게 빨리 승부를 낼 생각을 버리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동원경제연구소는 반도체주식처럼 수급이 나빠진 경기 민감주는 당분간 피하는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그 대신 경기에 둔감한 경기방어주(농심 삼천리 대웅제약),낙폭과대주(삼성전기 데이콤 한라공조),실적호전주(삼성SDI 풍산 한국제지 삼영전자),구조조정 수혜주(포철 한전 주택은행 조흥은행),배당투자 유망종목(대림산업 LG건설)등에 관심을 가져볼만 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