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21일 부산역 광장에서 이회창 총재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소속의원 당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김대중정권 국정파탄 범국민 규탄대회''를 열고 정부 여당의 ''총체적 실정''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 총재는 이날 집회에서 "박지원 장관의 해임은 문제의 시작"이라고 주장하고 "이것만으로 문제점을 덮으려 한다면 김대중 정권은 국민의 강력한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국정조사와 특검제 실시를 거듭 촉구했다.

이 총재는 이어 대북문제와 관련, "현 정부가 김정일을 통일대통령으로 만들려는 길을 닦고 있는 것이 아닌가 국민들은 불안해 한다"며 일방적인 지원정책을 비난한후 "김 대통령은 정파를 떠나 국민의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민주당 총재직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김진재 박희태 부총재, 박관용 의원 등이 연단에 올라 민생 경제, 통일.정치, 권력형비리 등을 주제로 맹공을 펼쳤다.

김 부총재는 "의료개혁은 의료대란, 금융개혁은 금융대란이 됐고 곧이어 정부의 무대책으로 인한 ''기름대란''이 닥쳐올 것"이라며 "현 정권은 준비안된 개혁으로 국민을 괴롭히는 무계획 무능력 무대책의 ''3무 정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의원은 "김 대통령이 노벨평화상과 통일대통령의 환상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북의 깜짝쇼에 더이상 놀아나지 말라"고 성토했다.

박희태 부총재는 "김 대통령은 공동여당이라는 자민련과 민주당 내부에서 일고 있는 특검제 실시 주장을 직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태열 의원 등 부산출신 의원들은 식전행사를 통해 "김 대통령이 80대 노인이 돼서인지 귀도 멀고 눈도 멀어 오만과 독선을 굽히지 않고 있다"고 규탄했다.

부산역 집회가 끝난후 이 총재 등 당 지도부와 대회 참석자들은 "국민을 무시하는 김대중 독재정권을 규탄한다"며 시민회관 앞까지 가두시위를 벌였다.

한편 한나라당 지도부는 정부 여당의 성의있는 답변이 없을 경우 오는 28일 대구에서 장외집회를 열기로 잠정 결정했다.

부산=김형배 기자 k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