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콥의 거짓말"(Jakob The Liar.감독 피터 카소비츠)은 여러모로 로베르토 베니니의 "인생은 아름다워"와 닮은꼴이다.

2차대전중 유태인 수용소를 소재로 한 휴먼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가 그러했듯 "제이콥..."역시 전쟁의 참상 한가운데서 용기와 희망에 대한 따뜻한 믿음을 전한다.

휴먼 코미디에서 눈부신 연기를 보여온 로빈 윌리엄스가 베니니에 이어 희망의 메신저를 맡았다 원작은 세계적 베스트셀러인 쥬렉 베커의 동명소설이다.

배경은 나치가 점령한 폴란드내 유태인 거주지.

아내를 잃고 홀로 살아가는 카페주인 제이콥(로빈 윌리엄스)은 어느날 야간 통행금지에 걸린다.

독일군 본부에 잡혀간 그는 우연히 라디오 방송에서 소련군이 폴란드 접경에서 독일군을 물리쳤다는 뉴스를 듣는다.

제이콥은 절망에 빠진 친구를 구하기 위해 몰래 그 뉴스를 전한다.

그러나 소문은 빠르게 퍼져 그가 "라디오"를 가지고 있다고까지 불어난다.

삽시간에 알려진 "라디오"의 존재는 수용소내 주민들의 가슴에 희망의 불씨를 지피고 제이콥은 결국 그들에게 상상으로 만들어낸 희소식을 전한다.

거짓을 붙들고 용기를 얻는 사람들이나 그들을 보듬는 제이콥의 모습이 찡하면서 아름답다.

감정을 뒤흔드는 강도가 "인생은..."에 못미치더라도 잔잔한 웃음에 실린 따뜻한 감동은 가슴을 충분히 적시고 남는다.

23일 개봉.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