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연구력이 부족한 한국실정에서는 생물정보학(Bioinformatics)을 통한 신약개발이 효율적입니다.앞으로 3년간 질병치료와 관련있는 유전자타깃을 연구해 1천개의 생체신물질을 발굴해나갈 계획입니다"

국내 최초의 생물정보학 벤처기업인 (주)IDR 한철규 사장은 "기존의 신약개발방식은 후보물질을 발견할 확률이 낮고 개발속도가 늦지만 데이터베이스화된 유전정보를 활용하면 빠른 시간내에 최적의 신물질을 개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전자가 어떤 단백질을 만들고 이 단백질이 질병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면 무작위로 신물질을 발굴한후 시행착오(임상실험)를 거쳐 신약을 개발하는 기존방식을 획기적으로 능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숭실대 화학과에서 분자설계로 박사학위를 받은 한 사장은 올해초 10년간 몸담았던 종근당을 떠나 벤처기업을 세웠다.

그는 제약회사에서 근무하는 동안 약물수용체 효소작용점 호르몬수용체 등의 구조와 이에 딱 들어맞는 약물을 연구해왔다.

약물수용체가 자물쇠라면 열쇠에 해당하는 유효물질을 찾는데 오랜 세월을 보내온 것이다.

''생물정보학''하면 흔히 유전자의 서열과 기능을 밝혀내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그는 이론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으로 상업화할 수 있는 기술개발에 몰두해왔다.

이런 노력의 성과로 IDR는 1만2천여개의 단백질 구조정보,1백50만건의 화학물질 구조정보,7백만건의 유전자정보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했다.

이를 활용하면 약물수용체에 맞는 유효물질을 신속하게 만들 수 있다.

따라서 유전정보를 이용해 신물질을 개발하려는 모든 기업들이 IDR의 고객이 될 수밖에 없다.

한 사장은 "촘촘한 유전자정보 그물로 신약을 낚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며 "남이 개발한 유전정보를 응용해 유효물질을 탐색해 용도특허를 낼 수 있어 특허권을 침해하거나 침범당할 염려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항암제 간염치료제 당뇨병치료제 등 14개 세부과제를 추진중에 있다고 밝혔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