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14일 낮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특사로 남한을 방문중인 김용순 노동당 비서 일행을 청와대로 초청,접견(30분)과 오찬(1백분)을 함께 했다.

두 사람의 대화는 6.15 공동선언의 이행에 촛점이 맞춰졌다.

김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6.15 선언의 착실한 이행을 통한 남북화해협력과 긴장완화 노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박준영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김용순 비서는 "6.15 남북공동선언은 어떤 경우에도 확실히 실천하고 이행돼야 한다"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구두 메시지를 김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김 대통령은 "이번에 합의된 국방장관회담에서 상호 신뢰와 이해를 넓혀 7천만 민족이 발뻗고 자면서 경협과 문화교류 등을 통해 남북경제를 균형 발전시키고 민족 동질성을 회복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남북문제는 6.15 선언 정신에 따라 실천가능한 분야부터 착실히 이행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며 통일문제도 적화통일이나 흡수통일을 모두 배제하되 결코 서둘러서는 안되고 그 기반을 확고히 하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얘기 도중에 "인생은 영원한 것이 아니다"면서 "이 시기에 민족문제를 결정하는 자리에 있는 것도 의미가 있으니,남북한 지도자들이 후손에 자랑스러운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일 위원장은 김 비서가 전한 메시지에서 "역사적인 평양상봉을 통해 합의된 공동선언이 확실히 실현돼가고 있는데 만족한다"면서 "공동선언 수표(서명)가 굳어지고 있는만큼 더 굳건히 하는 것이 중요하며 어떤 경우에도 6.15 선언은 확실히 실천되고 이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김 비서의 이번 방문을 계기로 남북 양측이 제도적 협력장치를 마련하기 위한 구체적 일정과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한 국방장관 회담 개최등에 합의한 것을 의미있는 진전으로 평가하고 양측 대표단의 노고를 치하했다.

이날 접견과 오찬에는 북한측에서 김 비서와 림동옥 당중앙위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 박성천 당중앙위 과장,권호웅 당중앙위 지도원 등 4명이,우리측에서 임동원 대통령 특보,박재규 통일부 장관,청와대 김하중 외교안보수석,이기호 경제수석,박준영 공보수석,김보현 총리 특보,서훈 회담 조정관 등이 참석했다.

김영근 기자 yg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