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 사는 직장인 K씨는 매일 아침 출근하기 전에 텔레비전을 통해 30분간 영어회화를 공부한다.

공중파TV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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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교육 전문 인터넷방송국 사이트에 접속,자신에게 맞는 영어회화 강좌를 주문해서 본다.

바쁠 때는 귀가후에 보기도 한다.

심야에는 안방에 있는 텔레비전으로 성인 프로그램을 주문해서 시청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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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현재의 얘기는 아니다.

그렇다고 5년,10년 뒤의 얘기도 아니다.

앞으로 서너달만 지나면 수도권 아파트 거주자라면 K씨처럼 텔레비전을 통해 인터넷을 즐길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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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이 작거나 화질이 흐린 것도 아니다.

동작이 끊기지도 않는다.

이같은 서비스는 최근 선보인 VDSL(초고속 디지털가입자망)이라는 인터넷기술에 의해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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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DSL이란

VDSL은 현행 ADSL에서 진화한 기술이다.

이론상 전송속도는 최고 26Mbps(한국통신)로 ADSL보다 3~5배쯤 빠르다.

ADSL의 실제 속도가 이론상의 속도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10배 가까이 빠르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VDSL과 ADSL의 차이점은 크게 3가지.

전화국-가입자 구간에 용량이 ADSL의 1백배 수준인 STM1급(1백55M) 광케이블이 깔린다.

또 ADSL과는 달리 전화국에 VOD(주문형비디오)서버를 설치되기 때문에 ISP(인터넷 서비스 제공자) 서버의 부담이 줄어든다.

단말기로 PC 뿐만 아니라 텔레비전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다르다.

한국통신 VDSL의 경우 텔레비전 수상기를 3대까지 연결할 수 있다.

물론 기존 텔레비전으로 VDSL을 이용하려면 셋톱박스를 달아야 한다.

그러나 내년쯤이면 셋톱박스가 내장되어 있는 디지털TV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VDSL을 HDTV(고화질TV)와 연결하면 땀구멍까지 들여다보일 만큼 선명한 동영상을 즐길 수 있다.


<>생활의 변화

VDSL이 널리 보급되고 나면 인터넷생중계가 활성화된다.

이에 따라 굳이 콘서트장에 가지 않더라도 집에서도 생생한 화면을 통해 인기가수 콘서트를 감상할 수 있게 된다.

사이버교육도 마찬가지다.

시내 한복판에 있는 외국어학원에 가지 않고도 집에서 인터넷을 통해 외국어 강좌를 수강할 수 있게 된다.

현행 공중파TV의 외국어 프로그램과 다른 점이라면 수강자가 자신에게 맞는 프로그램을 골라 적당한 때 주문해서 시청할 수 있다는 점이다.

화상전화 화상회의 원격진료도 활성화된다.

텔레비전 화면으로 먼곳에 있는 상대의 얼굴을 보며 얘기를 나눌 날도 멀지 않았다.

VDSL은 다음주중 시범서비스가 시작되는 디지털TV방송과 HDTV 수상기의 보급에 힘입어 인터넷 동영상 콘텐츠 전성시대를 열 전망이다.

<>VDSL 준비상황

VDSL을 준비중인 업체는 한국통신과 하나로통신.한국통신은 서울 압구정동과 돈암동의 1백 세대에서 시범서비스를 하고 있다.

하나로통신도 지난달부터 서울 도곡동 50세대에서 시범서비스를 실시중이다.

두 회사는 금년말께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상용 서비스를 시작하고 내년에는 광역시로,2002년 하반기엔 전국으로 서비스지역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한국통신과 하나로통신은 VDSL 서비스 이용료를 ADSL의 3배 수준인 월 10만원선으로 잡고 있다.

물론 고급 동영상 콘텐츠에 대해서는 별도의 이용료가 부과된다.

그러나 VDSL 가입자가 늘어남에 따라 이용료가 점차 낮아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광현 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