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LG가 해외 고급인력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국 유학생들뿐만 아니라 교포 2,3세, 현지 외국인까지 탐나는 사람들이면 ''삼고초려''해서 모셔온다.

이들 회사 관계자는 "국내에선 벤처 붐으로 대기업 인기가 과거보다 못한 것이 사실이지만 해외에선 글로벌 이미지가 높아지면서 우수 인재들이 갈수록 많이 몰리고 있다"면서 "앞으로 해외출신 입사자들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의 경우 오는 18일부터 그룹 차원의 인력 유치단을 미국 동부와 유럽 5개국에 파견하고 LG는 20일부터 미국의 20개 유명 대학을 차례로 돌면서 채용설명회를 가질 계획이다.

올들어 그룹 구조조정본부 인사팀 주도로 해외 인력 유치에 주력해 온 삼성은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코닝 삼성SDS 등 6개사의 인사담당자들을 외국에 보내 4백∼5백명 가량의 석.박사급 인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은 메모리 분야 기술인력과 함께 소프트웨어 및 바이오 등 신사업 분야의 경쟁력을 조기에 확보하기 위해 스카우트 대상 리스트를 확보한 후 개별 접촉을 통해 인력을 유치할 계획이다.

이학수 삼성 구조조정본부장은 "이번 해외인력 유치활동을 통해 연말까지 총 1천여 명의 해외 석.박사급 인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유학생이나 교포에만 국한하지 않고 현지외국인 우수 인력도 과감히 채용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은 또 이와 별도로 구조조정본부에 J프로젝트팀을 구성,일본 지역 인재 유치에 나서는 한편 기초과학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러시아 와 중국의 과학자를 유치하기 위해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도 전자와 화학을 중심으로 각각 미국을 순회하며 고급인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LG전자는 LG필립스LCD LG이노텍 등과 함께 오는 20일부터 MIT 스탠퍼드 펜실베이니아 등 미국 50위권내 대학 20여 개를 순회하며 채용 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다.

LG는 이들 회사의 채용담당 팀장과 연구소 박사급 인력이 현지에서 면접을 한 후 1백여명의 석.박사급 인력을 채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LG 관계자는 "유학생이나 한인 2,3세는 물론 미국 현지법인에서 근무할 현지 외국인도 함께 뽑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홈네트워킹 및 디지털 분야의 고급인력을 미리 확보하기 위해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등록금도 지원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LG전자는 지난 9월초 러시아지역 연구소 등을 방문,10여 명의 과학 기술인력을 채용했다.

LG화학은 이에 앞서 지난 8월18∼26일 성재갑 부회장과 여종기 사장(LG화학 기술연구원장)이 미국 보스턴 워싱턴 등지를 돌며 생명과학 분야의 인력을 직접 면접하고 돌아왔다.

회사측은 미래의 승부사업으로 육성중인 생명과학 분야의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최고경영자가 직접 인력 유치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 부회장은 미국 체류기간중 55명의 석.박사급 인력을 인터뷰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과 LG가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해외 고급인력 확보에 나서면서 대기업간 해외인력 유치전이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