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분야에서 1위에 오를 수 있다고 판단되는 업체에 대해서만 투자합니다. 한국에 투자할 때도 마찬가지예요. 다만 한국은 IT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고 국민들의 교육수준 등에 비추어 볼때 벤처기업들의 성장 잠재력이 높아 많은 투자를 할 생각입니다"

대만의 투자은행인 CDIB 리우타이잉(64) 회장은 한국의 젊은이들이 대기업에 들어가기보다는 벤처업체를 창업하는데 더 매력을 느끼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이 경제위기에 몰린데는 대기업중심의 산업구조가 중요한 원인을 제공했지만, 벤처육성을 통해 이같은 문제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CDIB는 ''아시아의 골드만삭스''로 불리는 세계적인 투자은행이다.

투자업체만도 전세계 3백여업체에 20억달러이상을 투자하고 있다.

총자산은 50조원에 달한다.

미래에셋증권과 자본제휴계약을 맺기 위해 전용기편으로 서울에 온 리우 회장을 만나봤다.

-한국의 경제개혁을 어떻게 평가하나.

"한국경제의 가장 큰 문제는 대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데 있다.

한국이 벤처기업의 육성으로 정책방향을 잡은 것은 매우 바람직한 것으로 본다.

또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벤처의 성장성에 관한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당연한 일이다.

벤처는 가능성이 가장 큰 재산이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교육수준이 대단히 높고 IT분야의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또 반도체 LCD 등 세계최고수준의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도 있어 벤처가 성장하기에 매우 좋은 조건을 갖고 있다.

한국의 벤처기업은 성장잠재력이 매우 높다고 볼 수 있다"

-한국기업에는 어느 정도 투자하고 있나.

"약 20개 업체에 1억달러정도 투자했다.

우영 KMW 등 코스닥시장에 등록된 것도 있고 장외에 머물고 있는 기업도 있다"

-투자기업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무엇인가.

"크게 두가지다.

해당분야에서 1위 자리에 오를 수 있는가를 우선 평가한다.

이런 확신이 들지 않으면 투자대상에서 제외한다.

또 다른 것은 경영진이다.

기술이 아무리 좋아도 경영진의 열정이 결여됐거나 능력이 없다면 기업의 성장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본다"

-그래도 손해를 보는 일이 있지 않은가.

"물론이다.

벤처투자의 속성이 ''고위험 고수익'' 아닌가.

위험노출도를 줄이는게 매우 중요하다.

CDIB는 그래서 산업의 발전과정에서 앞서 나가는 기업을 선호한다.

과거 10년전부터 IT산업과 관련된 업체에 주로 투자해 왔고 많은 수익을 거뒀다.

앞으로는 바이오테크 업체가 부상할 것으로 본다"

-아시아금융네트워크를 구축하려 하고 있는데.

"한국의 미래벤처증권등 아시아의 유력 증권사 8곳과 함께 추진중이다.

어차피 국경의 개념은 무의미해지고 있다.

한 사이트만 들어가면 8개 나라의 주식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벤처투자등도 함께 진행한다면 매우 좋을 것으로 생각한다.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모두 노력하고 있다"

-경영철학은 무엇인가.

"기업은 결국 사람이 모여 이루어진 집합체다.

따라서 인적자원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란다.

특히 전문가가 많이 필요하다.

석사이상 학력을 가진 고급인력을 가급적 많이 채용하려고 한다.

또 제도적으로는 투명성을 강조하고 있다.

정보가 직급이나 직책에 막혀 제대로 교류되지 않는다면 큰 문제라고 볼 수 있다.

또 모든 의사결정과정이 투명하게 이뤄지도록 노력하고 있다.

좋은 사람들이 모여 모든 것을 투명하게 진행되는 회사는 경쟁력이 강해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