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실권주 때문에 송자씨가 교육부장관 자리에서 물러났다.

딕 체니 미국 공화당 부통령후보도 하마터면 같은 낭패를 당할 뻔했다.

부통령후보가 되기 전 CEO로 있던 핼리버튼사로부터 받은 스톡옵션이 문제가 된 것이다.

체니가 핼리버튼에서 받은 주식전환권(call option)은 총 23만3천주.20만주의 행사(전환)가격은 현시세 53.62달러보다 훨씬 싼 주당 39.5달러이고 3만3천주는 이보다 더 싼 28.12달러에 설정돼있다.

지금 당장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체니 후보는 3백60만달러(약 40억원)라는 엄청난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

체니로서는 떳떳이 받은 것이므로 아무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전환권 행사기간이 2001년과 2002년 사이로 못박혀 있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였다.

만약 공화당이 오는11월 선거에서 승리하게 되면,체니는 핼리버튼 주가에 영향을 끼칠수 있는 위치에 앉게 된다.

주가가 오를수록 체니의 시세차익은 커진다.

이른바 전형적 ''도덕적 해이(moral hazard)''문제가 야기되는 것이다.

문제가 되자 체니는 스톡옵션을 자선단체에 기부하려고 했다.

그러나 핼리버튼 사규에는 전환권이 타인에게 양도될 수 없게 돼있다.

결국 체니는 전환권을 아예 포기하겠다고 발표했다.

''도덕적 해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미국 고위공직자들은 취임하자마자 공직윤리규정에 따라 스스로의 유가증권을 ''나몰라 펀드(Blind Trust)''에 신탁해야 한다.

국가정책이 사사로운 개인의 이해관계에 휘둘려서는 안된다는 원칙에 따른것이다.

체니는 아직 부통령이 된 것도 아니고 스톡옵션은 2001년에나 그 가치가 발생되는 자산이다.

엄밀히 말해 체니는 선거이후로 결론을 유보했어도 문제될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여러 정황을 고려,포기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인지도 모른다.

송자 전장관이 속해있던 삼성전자 이사회의 실권주 배정권 남용,그리고 신한은행 대출외압문제는 ''이미 발생된 사실''을 놓고 벌이는 논쟁이다.

반면 미국인들은 아직 발생하지도 않은,즉 ''향후 있을지도 모르는'' 불상사의 싹을 자르자는 논의를 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한국과 미국 공직사회의 차이가 있다.

워싱턴=양봉진 특파원 www.bjGlob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