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는 영원히 팽창을 계속할 것이다''

영국의 저명한 천체물리학자 스티븐 호킹(58)박사는 31일 고등과학원에서 가진 `소립자의 새로운 우주''를 주제로 한 전문강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호킹박사는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고 전제하면서 ''우주내 존재하는 에너지가 충분치 않기 때문에, 팽창하다 말고 멈춰 150억년전 빅뱅의 원점으로 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예견했다.

김정욱 고등과학원장의 통역으로 이뤄진 이날 회견에서 그는 또 ''우주는 진공에너지로 차 있다.

그러나 이마저 충분치 않기 때문에 우주는 영원히 계속해 팽창을 계속할 것이다''라고 부연 설명했다.

오는 4~7일 제주도에서 열리는 세계 우주과학학술대회(COSMO-2000) 참석차 고등과학원과 서울대 초청으로 방한중인 호킹박사는 이날 강연을 통해 ''물질의 양이 어떤 임계질량보다 많다면 은하들이 서로 잡아당겨 가까와 지고, 실시간으로 우주 종말이 되는 빅 크런치(대붕괴) 현상이 앞으로 200억년 이후에나 일어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호킹박사는 ''미래 200억년 후에 있을지도 모를 종말을 두고 지금부터 걱정을 하는 것은 넌센스''라고 덧붙였다.

호킹박사는 지난 63년 근위축성 측삭경화증(일명 루 게릭병) 진단을 받아 손가락 2개만으로 전동 휠체어와 컴퓨터 음성 합성기에 의지해 강연에 나서고 있다.

신체장애에도 불구 우주의 신비에 가장 근접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호킹박사는 신체 장애자라서 과학자가 된 것이 아니라 장애가 과학을 하는 데 오히려 도움이 됐다고 말해 특히 신체 장애자들의 우상이 되고 있다.

그는 1일 삼성전자 본사를 방문하고 2일에는 서울대에서 일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하며 학술대회 참석후 8일 고국으로 떠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황창호기자 bull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