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코너] 맨해튼의 '負債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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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맨해튼 한복판의 타임스퀘어 광장.여기서 공립도서관쪽으로 가는 길은 지하철역과 버스터미널이 있어 사람들의 통행이 아주 많다.
세계경제 중심지답게 현란한 광고판이 밀집된 빌딩숲 사이에 이색적인 전광판이 하나 걸려있다.
미국의 나라빚 현황을 알려주는 이른바 ''부채시계(National Debt Clock)''다.
이 전광판시계는 5조7천억달러에 이르는 미국의 국가채무를 실시간으로 1달러의 변화까지 보여준다.
나라빚이 1초당 1만달러씩 증가하고 있으며 한 가정당 7만3천7백달러의 빚을 지고 있다는 친절한 설명도 붙어 있다.
누가 어떤 이유로 이 시계를 만들었을까.
연락처 하나 없는 전광판에 대해 주변상가 등에 물어봤지만 아무도 알지 못했다.
10여년전부터 그 자리에 있었다는 얘기뿐이다.
혹시나 해서 인터넷을 검색했더니 이 시계는 ''www.brillig.com''이란 사이트와 연결돼 있었다.
그러나 이 사이트의 운영자가 누군지는 알수 없었다.
결국 기자는 직접 e메일을 보내 간신히 그 사연을 알 수 있었다.
지난 80년대 급증하는 나라빚을 걱정하던 세이모어 더스트라는 한 부동산업자가 뉴욕타임스에 "돈을 빌려 쓰면 오늘은 즐길수 있지만 내일은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광고를 냈다.
별 반응이 없자 아예 자비로 이 시계를 세웠다는 것이다.
대를 이은 아들 더글러스는 "이 시계 덕에 사람들이 국가채무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나라빚에 대해 관심을 갖는 시민단체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폴 송가스등 전직 상원의원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민간단체인''The Concord Coalition''도 92년부터 나라빚 감시운동을 벌이고 있다.
사이버공간에는 관련 사이트가 20여개가 넘는다.
최근 미국의 건전 재정은 이같은 노력의 결실일 뿐이다.
한국에선 지난 4월 총선 때 촉발된 국가채무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빚에 대한 개념조차 당파마다 다르다.
빚의 적정규모에 대해서도 관리들의 아전인수식 해석만 판친다.
"나라빚은 줄여야 하고, 관리들의 교만은 억제돼야 한다" 로마를 세계최강으로 만들었던 키케로의 말은 2천년 뒤 우리사회에 그대로 통한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
세계경제 중심지답게 현란한 광고판이 밀집된 빌딩숲 사이에 이색적인 전광판이 하나 걸려있다.
미국의 나라빚 현황을 알려주는 이른바 ''부채시계(National Debt Clock)''다.
이 전광판시계는 5조7천억달러에 이르는 미국의 국가채무를 실시간으로 1달러의 변화까지 보여준다.
나라빚이 1초당 1만달러씩 증가하고 있으며 한 가정당 7만3천7백달러의 빚을 지고 있다는 친절한 설명도 붙어 있다.
누가 어떤 이유로 이 시계를 만들었을까.
연락처 하나 없는 전광판에 대해 주변상가 등에 물어봤지만 아무도 알지 못했다.
10여년전부터 그 자리에 있었다는 얘기뿐이다.
혹시나 해서 인터넷을 검색했더니 이 시계는 ''www.brillig.com''이란 사이트와 연결돼 있었다.
그러나 이 사이트의 운영자가 누군지는 알수 없었다.
결국 기자는 직접 e메일을 보내 간신히 그 사연을 알 수 있었다.
지난 80년대 급증하는 나라빚을 걱정하던 세이모어 더스트라는 한 부동산업자가 뉴욕타임스에 "돈을 빌려 쓰면 오늘은 즐길수 있지만 내일은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광고를 냈다.
별 반응이 없자 아예 자비로 이 시계를 세웠다는 것이다.
대를 이은 아들 더글러스는 "이 시계 덕에 사람들이 국가채무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나라빚에 대해 관심을 갖는 시민단체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폴 송가스등 전직 상원의원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민간단체인''The Concord Coalition''도 92년부터 나라빚 감시운동을 벌이고 있다.
사이버공간에는 관련 사이트가 20여개가 넘는다.
최근 미국의 건전 재정은 이같은 노력의 결실일 뿐이다.
한국에선 지난 4월 총선 때 촉발된 국가채무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빚에 대한 개념조차 당파마다 다르다.
빚의 적정규모에 대해서도 관리들의 아전인수식 해석만 판친다.
"나라빚은 줄여야 하고, 관리들의 교만은 억제돼야 한다" 로마를 세계최강으로 만들었던 키케로의 말은 2천년 뒤 우리사회에 그대로 통한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