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팅에 정석은 없다.

좀 심한 표현같지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그렇다.

그만큼 개인차가 크며 ''어떤 것이 좋다''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여러 가지 퍼팅기술이 존재한다.

그립을 보자.

왼손이 오른손보다 아래에 위치하는 왼손그립과 그 반대인 오른손그립이 있다.

이 두 가지 그립도 손가락을 어떤 형태로 정렬하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최근에는 왼손목 꺾임을 막는 게 좋다는 왼손그립이 유행하고 있다.

퍼팅 스트로크도 ''이것이 정설이다''라고 할 수 없을 정도다.

일본출신 시니어프로 아오키 이사오는 손목을 이용,끊어치는 듯한 스트로크법을 쓴다.

99년도 미국 PGA투어 상금랭킹 58위 빌리 메이페어는 심한 ''아웃 투 인'' 스트로크를 한다.

볼을 깎아쳐 시계방향으로 회전하도록 하는 퍼팅으로 유명하다.

이밖에도 넓거나 좁은 스탠스,길거나 짧은 퍼터,허리를 잔뜩 구부리거나 곧게 편 자세,볼이 홀을 지나가게 하거나 홀에서 멈추게 하는 스피드 컨트롤 등 수없이 많은 개인차를 발견할 수 있다.

이처럼 퍼팅은 개인적인 기술(personal art)이 지배하는 골프 안의 또다른 ''독립적인 게임''이다.

그렇다고 해서 형식을 무시하고 마구잡이로 퍼팅을 하자는 말은 아니다.

너무 형식에 매여 기술적 측면을 강조하다보면 퍼팅에서 가장 중요한 심리적이고 본능적인 부분이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심리적 위축감은 상상력을 억제하고 나아가 볼이 굴러 홀에 들어가는 장면을 연출해내지 못함으로써 골퍼에게 의심을 안겨준다.

자신의 퍼팅을 의심하게 되면 홀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지고 그 순간부터 볼이 홀을 비켜간다.

잭 니클로스,벤 크렌쇼,짐 퓨릭,브래드 팩슨,리 잰슨.

각각의 퍼팅스타일이 있지만 모두 현존하는 퍼팅대가들이다.

한 가지만을 고집하는 편견을 버리고 여러 가지 퍼팅을 시도해보자.그래서 가장 자신감을 주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퍼팅라인이 보이지 않고,어떤 모양으로 볼을 보내야겠다는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는다면 과감하게 다른 퍼팅방법을 시도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US·KPGA티칭프로 golfpaulkim@yah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