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가 PC전문 매장을 위협한다"

최근 프랑스 컴퓨터 장비 판매상들은 자신들이 파는 PC로 인해 장차 가게문을 닫아야 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다.

지난 2-3년간 프랑스내 PC 판매량은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프랑스 가정의 컴퓨터 보급률은 약 25%.

두 가구당 한 가구가 PC를 갖고 있는 미국에 비하면 아직도 낮은 수준이다.

그만큼 시장 잠재력도 크다는 뜻이다.

또한 국내 경기 회복으로 소규모 기업들의 정보화 설비 투자도 증가 추세를 보이는 등 프랑스 컴퓨터 시장은 확장일로에 있다.

하지만 컴퓨터 장비 전문 매장들은 날로 성장하는 PC 시장이 한편으론 두렵기도 하다.

PC 보급 확대로 인터넷 전자 상거래가 기존 컴퓨터 전문 매장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들어 인터넷 매장의 재래 시장 잠식률이 크게 늘어났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컴퓨터 전자 상거래 매장중의 하나인 상트랄넷(www.centralenet.com.)은 일반 소비자 외에 이미 상당 수의 중소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했다.

뤼뒤코메르스(www.rueducommerce.com)는 개장 1년만에 1백30만건 사이트 접속 기록에 2천3백만프랑(약 35억원)의 판매 실적을 올렸다.

이 회사의 올해 매출액은 1억프랑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컴퓨터 제품 전자 상거래가 좋은 반응을 얻는 첫번째 이유는 다양한 브랜드와 제품 선택의 폭이 넓다는 것이다.

뤼뒤코메르스 인터넷 매장은 멀티미디아 장비와 부속품, 전자 게임기, 소프트 웨어 등 총 1만4천여개가 넘는 상품을 취급한다.

수십여개 제품을 다루는 일반매장과는 비교가 안된다.

또 정기적으로 경매를 실시해 창고 저장품 처분 세일은 물론 중고 제품 중간 거래도 한다.

가격도 일반매장에 비해 10% 정도 싸다.

인터넷을 통한 최신 제품 정보 접근도 전자 상거래 매장의 매력이다.

인터넷 매장은 "PC 장비 전자 매거진 코너"를 설치해 신제품 출시 이전에 이미 상품 정보를 제공하는 등 새로움과 신속함을 좋아하는 사이버 쇼핑객의 특성을 마케팅 기법으로 잘 활용하고 있다.

그리고 컴퓨터 장비 구입자의 대부분이 인터넷이 생활화된 소비자란 점도 이 분야 전자 상거래 활성화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이들은 첫 전자 상거래 서비스에 만족하면 계속 인터넷 매장을 찾는다.

주로 퇴근후 저녁에 인터넷 서핑(surfing)을 즐기는 사이버 쇼핑객들은 영업 시간 제한이 없는 인터넷 매장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올들어 PC 메이커들도 온라인판매사이트를 개설하고 있다.

지난 4월 휴렛팩커드프랑스는 PC와 프린트기, 인터넷 네트워크 장비 전문 매장 HP Store 사이트를 개장했다.

소니는 자사 생산 전제품을 전자 상거래 매장에 올려 놓았다.

오랫동안 전문 대리점 판매를 고집해 왔던 컴팩컴퓨터도도 마케팅 방향을 바꿔 전자 상거래 사이트를 개설했다.

현재 IBM 프랑스는 올 가을로 예정된 PC 전자 상거래 개장을 한창 준비중이다.

미국의 경우 델컴퓨터의 전체 PC 판매량중 45%가 전자 상거래를 통해 이뤄진다.

따라서 시장 전문가들은 프랑스의 컴퓨터 장비 전자 상거래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PC 제작업체들의 자사 제품 전자 상거래 운영이 확대되면 재래 시장 중간 판매점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이란게 이들의 전망이다.

파리=강혜구 특파원 hyeku@co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