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전화선이나 케이블은 필요없다. 노트북PC도 무선으로 통한다"

지난 22일 서울 지하철 2호선 전철안.

20대 초반의 젊은이들이 노트북PC를 켰다.

그리고 인터넷에 접속해 e메일을 보내고 웹서핑을 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눈길이 쏠리는 것은 당연한 일.

그들의 손에는 휴대폰도 없었다.

이들이 지하철안에서도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노트북PC에 부착된 무선 인터넷 모뎀 덕분이었다.

이 모뎀을 이용하면 이동전화망을 통해 인터넷에 접속해 전화선보다 빠른 64Kbps의 속도로 웹서핑을 즐길 수 있다.

<> 무선인터넷접속 서비스 경쟁 =국내에서 노트북을 이용한 무선인터넷이 선보인 것은 지난 7월20일.

SK텔레콤이 이소텔레콤과 제휴해 무선인터넷접속서비스를 시작하면서부터다.

이소텔레콤은 지난 2월 CDMA용 무선모뎀카드를 개발했다.

프리윙(freewing)으로 이름 붙여진 이 무선모뎀카드는 휴대폰이나 별도의 케이블없이 컴퓨터에 꽂아 간편하게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

이에따라 이동통신사업자들도 노트북PC를 이용한 무선인터넷접속서비스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한통프리텔은 미국의 지트란과, 한통엠닷컴은 텔슨정보와 제휴를 맺고 올해중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다.

LG텔레콤은 미국의 벨웨이브와 제휴해 무선모뎀카드가 내장된 핸드헬드PC를 출시할 예정이다.

<> 본격적인 무선 인터넷시대 개막 =기존의 무선인터넷은 휴대폰 단말기로 인터넷에 접속하거나 컴퓨터에 별도의 접속용 단말기를 부착해 휴대폰을 통해 사용하는 방식이었다.

그러자 좁은 화면, 제한된 콘텐츠, 접속과정의 복잡함 등의 불편이 따랐다.

반면 무선모뎀을 이용한 인터넷접속은 노트북에 카드를 끼워넣으면 이동전화의 통화권 지역에서 제약없이 인터넷을 즐길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장점 때문에 내년까지 무선인터넷모뎀에 대한 수요가 약 50만대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각 업체마다 PDA(개인휴대단말기)용 무선인터넷모뎀도 개발중이어서 무선인터넷이 크게 확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전망 =현재 휴대폰을 통한 국내 무선인터넷 가입자는 모두 2백55만명.

이동통신 가입자의 9.1%에 해당하는 수치다.

전문가들은 노트북 PDA 등을 이용한 무선인터넷 서비스가 본격화되면 휴대폰을 통한 무선인터넷 가입자를 상당 부분 흡수할 것으로 보고 있다.

노트북을 이용한 무선인터넷이 각광을 받게될 또 다른 이유는 전송속도.

현재는 전화선보다 조금 빠른 64Kbps이지만 오는 10월부터 "IS-95C"로 통신망이 대체되면 1백44Kbps로 증가하게 된다.

IMT-2000 환경에서는 이동시 3백84Kbps, 정지시 최대 2MB로 초고속인터넷을 즐길 수 있다.

그러나 문제점도 있다.

사용요금이 너무 비싸다.

현재 무선인터넷 요금은 휴대전화 요금의 70% 수준으로 인터넷 접속과 서핑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비싼 편이다.

그래서 업계에는 정보통신부의 승인을 받아 무선인터넷요금을 패킷방식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사용자가 데이터 전송량에 따라 요금을 내기 때문에 필요한 정보만을 찾는 사람들은 싼값으로 무선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