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홍 < 쌍용화재 대표이사 kimjh@insurance.co.kr >

사랑하는 사람을 보고 싶다.

잠시나마 떨어져 있을 땐 기다림이 있고 그것도 참을 수 없을 때는 어디든지 내달아 찾아갈 수 있다.

목소리만이라도 듣고 싶을 땐 전화를 걸어 실컷 얘기하면 되고,속삭이는 감정을 깨알처럼 편지에 담아 전할 수도 있다.

그러나 보고 싶어도 기다려도 볼 수 없는,느낄 수도 없는 그리움이란 더욱 애절한 법이다.

나는 연애 한 번 해보지 못하고 아는 사람 소개로 아내와 만나 뜻이 맞아 결혼해 사는데 가끔 싸우긴 하지만 잘 살고 있다.

나는 아내한테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었다.

"당신 말이야,만약 우리 어머님이 살아 계셨으면 잘 모셨을까"

바보같은 질문이지만 항상 어머님에 대한 그리움속에 살고 있다.

6형제중 다섯째인 나는 공부 안하는 말썽꾸러기로 어머니 속을 꽤나 썩였다.

넉넉해도 자식 여섯을 뒷바라지하려면 그 마음 고생이야 이루 말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어려운 환경속에서 그것도 아들만 여섯이었으니 누군들 따뜻한 말 한마디 했겠는가.

나도 아들만 둘이 있지만 때로는 늦둥이 딸을 갖고 싶을 때가 있다.

요즘은 딸이 아들보다 낫다고들 하지 않는가.

우리 세대는 가난이 무엇인지 알고 살았다.

경험을 했고 주변에서도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결혼해서 꼭 한 번 모시고 싶었는데….

매일 아침 출근길에 어머니 사진을 보고 인사를 드린다.

''은혜에 감사드립니다.건강과 경제적인 여유 등 모든 것은 어머님의 덕(德)이라고 생각합니다.최선을 다해 살겠습니다''라고 말이다.

부모님 생전에 효자 효녀가 없다고 한다.

돌아가신 후에 아쉬움과 미련이 커지게 되나 보다.

이제는 효도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으니 그 안타까움이 크고 그리움이 깊다.

나의 유일한 한이라면 부모님 생전에 내 집에서 내 가족과 함께 따뜻하게 모시지 못한 것이다.

부모님이 살아 계신 분들은 생전에 정성을 다해 모시기 바란다.

돌아가신 뒤 후회를 적게 하려면 모시고 살면서 맘 편히 해드려야 한다.

그것이 여의치 않으면 자주 찾아 뵙고 용돈도 드리며 기쁘게 해드리는 일일 것이다.

어머니!

보고싶고 그립지만 뵐 수가 없습니다.

늘 당신을 향한 그리움을 가슴에 안고 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