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결산 상장사들의 상반기 실적이 16일(17일자 신문)공식 발표된다.

주가를 짓눌러 왔던 현대 문제,자금시장 불안 등의 악재도 급속히 걷혀가고 있다.

그동안 이들 악재에 가려 실적호전이란 최대 재료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었다는 점에서 이번 반기실적발표는 더욱 관심을 끈다.

과거의 경우도 상반기 실적이 발표되면 개별 종목의 주가뿐 아니라 종합주가지수도 큰 영향을 받아왔다.

◆과거 상반기 실적발표 후 주가추이=지난 97년 98년 99년 12월결산 상장사의 상반기 실적이 발표된 후 종합주가지수 흐름을 보자.97년의 경우는 상반기실적이 발표된 이후 주가가 계속 떨어졌지만 98년,99년의 경우엔 주가가 상승세를 탔다.

특히 99년에는 한달 후까지 상승세가 이어졌다.

실적발표당일 868.94였던 종합주가지수는 일주일후 932.41(상승률 7.30%)로,한달 후에는 968.54(11.46%)로 뛰어올랐다.

◆이런 종목에 주목하라=전문가들은 장기 소외된 중소형 실적호전주를 겨냥하라고 조언한다.

우선 현재의 수급상 이런 종목들이 유리하고 상승탄력도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형 우량주와 달리 국내외 변수,급변에 따른 국내 기관투자가들과 외국인의 매물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프로그램매매 영향도 적다.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의 오현석 조사역은 "실적이 검증되지 않은 성장논리에 따라 주가가 상승하는 것은 결국 거품을 형성하게 돼 있다"며 "이런 거품은 최근 미국의 나스닥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경험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오 조사역은 "게다가 미국 나스닥시장 성장주의 약세와 국내 거래소시장내 핵심 대형 우량주의 시세탄력 둔화로 중소형 실적주가 시장의 대안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현대증권은 이같은 유형의 종목으로 삼양제넥스 제일제당 동양제과 한섬 태평양 한솔제지 대웅제약 한국화인케미칼 동양화학 이구산업 세아제강 대덕전자 자화전자 KDS 청호컴넷 성미전자 콤텍시스템 평화산업 현대백화점 한진해운 등을 꼽았다.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의 이종우 연구위원은 "대형 우량주는 실적호전분이 그나마 주가에 반영됐지만 중소형주 중엔 그렇지 못한 종목이 수두룩하다"고 지적했다.

대우증권은 대표적인 실적호전주로 케이씨텍 디아이 일진 화천기계 한국화인케미칼 등을 꼽았다.

이 연구위원은 "실적 1위 기업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경상이익과 순이익을 비교해 보고 영업이익 증감률을 눈여겨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경상이익보다 순이익이 많다면 특별이익이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특별이익은 정상적인 영업활동으로 발생한 이익이 아니라 일시적으로 발생한 이익이다.

나아가서는 기업 본연의 활동인 영업활동을 통해 영업이익이 많이 늘어난 종목을 유심히 봐야 한다.

외국인이 주요 투자지표로 삼고 있는 EBITDA(이자비용,법인세비용,유무형자산 감가상각 차감전 이익) 등도 영업이익을 기초로 산출된다.

따라서 영업이익 경상이익 순이익순으로 보면서 증가율이 큰 종목을 발굴해야 할 것이다.

신영증권의 노근창 팀장은 "코스닥시장에서는 그동안 등록종목수가 대폭 증가했다"며 "그만큼 알려지지 않은 실적호전주가 많아 관심을 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반기·내년 실적도 따져봐라=주가는 향 후 실적도 미리 반영한다.

공식적으로 발표돼 확인된 상반기 실적과 함께 하반기와 내년 실적전망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향 후 경기둔화 조짐이 우려되고 있어 내년에도 실적이 크게 좋아질 종목은 더욱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수밖에 없다.

대우증권의 이 연구위원은 "올 한해 상장사 전체 이익증가율은 62%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내년에는 11%로 증가율이 뚝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각 증권사들이 수시로 내놓는 하반기나 내년 실적 전망치를 빼놓지 않고 챙겨 비교해 보는 지속적 관심이 필요하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