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주'' ''굴뚝주'' 등으로 불리는 구경제주(Old Economy)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성장주에 대한 평가가 들쭉날쭉하면서 투자자들이 투자 대안을 다시 찾아 나선 때문이다.

특히 대표적인 굴뚝주로 꼽히는 유틸리티업종과 철강업체 등이 큰 폭의 오름세를 보여 가치주가 ''제 2의 전성기''를 맞는 게 아니냐는 기대까지 낳고 있다.

◆가치주가 다시 각광받는 이유=올해 세계 주식시장의 최대 관심사는 가치주와 성장주간 주도권 싸움으로 볼 수 있다.

성장주가 앞으로 치고 나오는가 싶더니 어느새 가치주가 그 자리를 되찾는 ''의자빼앗기 게임''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에선 에너지와 가스업체가 포함돼 있는 유틸리티업종 지수가 연초 대비 33%나 상승하는 등 사상 최고치를 경신중이다.

7월 이후에만 16% 올랐다.

또 대표적 굴뚝주인 철강업은 실적부진 등이 겹쳐 연초부터 6월말까지 43% 하락했으나 7월 이후 오히려 10% 상승했다.

교보증권 박석현 주임연구원은 "미국 증시와의 동조화 경향으로 볼때 가치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 시장에도 바람이 일고 있다=외국인들은 벌써부터 국내 증시의 대표적 가치주라고 할 수 있는 한전과 담배인삼공사 주식을 사모으고 있다.

통상 외국인 선호주에 국내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뒤따르는 걸로 볼 때 예사롭지 않다.

실제 외국인들은 한 달 반 동안 한전 주식을 매집했다.

외국인들은 지난 6월말 이후 1천만주 이상의 한전주를 순매수했다.

순매도한 날은 손으로 꼽을 정도다.

이에 따라 6월초 23%에 그쳤던 한전의 외국인 지분율은 26.5%로 올라갔다.

담배인삼공사도 마찬가지다.

외국인들은 지난달 27일 이후 13일째 담배인삼공사 주식에 대해 ''순매수''행진을 벌였다.

14일 증시에선 메릴린치증권 등을 통해 10만주 이상을 사들였다.

이에 따라 지난달 26일 3.57%에 불과하던 담배인삼공사의 외국인 지분율은 이날 현재 3.94%로 높아졌다.

◆투자포인트=세종증권 리서치센터 윤재현 부장은 "외국인들이 최근 순매수의 80∼90% 달하던 반도체 관련 주식의 매수 규모를 줄이는 대신 한전 현대자동차 LG전자 등으로 순매수 종목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윤 부장은 "이런 현상은 가치주에 대한 관심 표명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한 뒤 "국내 주식이 미국의 동종업계 주식보다 턱없이 싸 매수 타이밍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가치주 열기가 본격화할 수 있을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현재 불고 있는 가치주 열풍이 일종의 ''유행''이라는 점 때문이다.

남궁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