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 지 50년만에 남북이산가족이 뜨거운 포옹을 하게 될 현장인 워커힐호텔과 코엑스(COEX)는 상봉을 하루 앞둔 14일 막바지 점검과 최종 리허설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이산가족들이 ''눈물바다''를 이룰 만남의 장소에는 오랜 세월 끊겼던 혈육의 정이 이어지는 뜨거운 기(氣)가 흐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북측이산가족을 만나기 위해 남측가족이 묵게 되는 올림픽파크텔에는 밤늦게까지 친지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아 풍성한 시골 잔칫집 분위기를 연출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3층 컨벤션센터에는 흰색 카펫 위에 대형 원탁 1백개가 들여졌다.

행사장에는 ''우리는 한핏줄,한겨레,한마음''이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이 내걸려 통일로 향한 민족의 염원을 담았다.

감격적인 재회장면이 실시간으로 중계될 가로 12m,세로 9m 크기의 대형 스크린 2대도 설치됐다.

코엑스측은 이산가족 상봉시 서로 부둥켜 안을수 있도록 팔걸이 없는 의자를 배치하고,상봉가족들이 마음놓고 눈물을 흘릴 수 있도록 고급 티슈와 손수건 등을 준비했다.

○…남측 가족들이 묵게 될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는 일본 여대생 가네마루 가요(25·도야마대 인문학과 3년)씨가 ''이산가족상봉 도우미''로 활동하고 있어 눈길을 모았다.

방학을 맞아 이달초 입국한 가네마루씨는 이날 도우미 4명과 함께 빨강 치마에 남색 저고리를 곱게 차려입고 1층 로비 엘리베이터 앞에서 북측 가족을 만나기 위해 이 호텔에 투숙하는 남측 가족을 안내했다.

지난 97년 9월 한·일대학생 친선 소프트볼 대회를 통해 한국과 첫 인연을 맺었다는 가네마루씨는 서투른 우리말로 "반세기동안 생이별한 가족들의 뼈아픈 만남이기에 진심으로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북한 손님을 맞게 될 워커힐호텔은 지난 85년 이산가족 상봉 당시에도 숙소로 사용됐기 때문에 비교적 차분하게 행사준비를 마무리 지었다.

○…남측 이산가족들은 14일 오후 숙소인 워커힐호텔 지하 1층 썬플라워룸과 올림픽파크텔 1층 올림피아홀에서 각각 안내 교육을 받았다.

정부 관계자는 이날 교육에서 "북한을 방문할 이산가족이나 서울에서 북한 가족을 맞이할 남측 이산가족들은 북한 체제나 지도자,지도층을 비난하는 행동을 삼가달라"고 당부했다.

방북단은 또 통일교육원에서 제작한 ''새천년 함께하는 남과 북''과 ''85년 고향방문단 상봉장면'' 등을 VTR로 시청했다.

오후 5시50분부터 1시간15분 가량 올림픽파크텔에서 진행된 남측 이산가족 교육에서도 북한가족 상봉시 유의사항 교육과 VTR상영 등이 이뤄졌다.

이산가족 상봉 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