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종종 내게 진로에 대해 상담해오곤 한다.

선마이크로시스템스처럼 규모가 큰 컴퓨터업체를 운영하니까 뭔가 굉장한 성공의 비결이라도 갖고 있지 않나 생각하는 모양이다.

나의 대답은 한마디로 압축된다.

''진짜 똑똑한 사람들 곁에서 일하라''는 것이다.

이 점에서 난 상당히 운이 좋은 편이었다.

나는 항상 아주 똑똑한 사람들과 일할 기회를 가져왔고 또 그것을 꽤 즐겨왔다.

똑똑한 사람들은 언제나 나로 하여금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문을 열게 만든다.

그들은 불투명한 미래의 전망에 대해 고민해 보도록 나를 유도한다.

지난 18년 동안 이러한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는 점이 내가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최고경영자(CEO)로 일하는 데 말할수 없을 정도로 큰 도움을 주었다.

선이 자바와 같은 프로그래밍 언어를 개발하고 인터넷 인프라 구축붐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닷컴업계에 표준이 되는 핵심제품들을 선보이게 할 수 있었던 데는 이들의 영향력이 컸다.

진정으로 똑똑한 이들은 남들과 다르게 보이거나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기존의 법칙을 타파하고 혁신적인 기술을 발명하기 원한다면 경영자는 반드시 이러한 사람들을 고용해서 옆에 둬야 한다.

나는 이런 이들이 우리 회사의 연구실에 있기를 원한다.

때때로 기업은 전혀 색다른 아이디어를 가진 ''튀는 사람들''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똑똑한 사람들을 직원으로 옆에 두고 일하는 데서 오는 또다른 장점은 이들이 같은 부류의 인재들을 끌어들인다는 것이다.

유유상종이라 할까.

똑똑한 이들을 들이면 단지 작업환경이 개선되는 것뿐만 아니라 핵심 프로젝트에 투입할 수 있는 인력이 생겨서 좋다.

선은 이런 맥락에서 콜로라도주에 이런 이들이 모여 아이디어를 개발할 수 있는 별도의 장소를 마련해두고 있다.

똑똑한 사람들은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정신적 모토를 갖고 있다.

선의 공동 창립자이자 최고기술책임자인 빌 조이가 그 단적인 예다.

조이는''인터넷계의 에디슨''이라 불리는 인물로 지구상에 혁신적인 네트워킹 기술을 탄생하게 했다는 찬사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사실 조이와 같은 사람들과 일하면서 때때로 어리둥절해지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 역시 결국 선의 장래를 꿰뚫어보고 또다른 기술의 진일보를 가능케 하는 계기가 된다.

선마이크로시스템스에서는 조이와 같이 미래의 방향을 가늠할 줄 아는 인재들이 언뜻 보기엔 황당해도 수년 후에는 천재적인 전략들로 탈바꿈하는 아이디어를 내왔다.

거의 20여년전 조이는 세상이 인터넷을 중심으로 재구축되리라는 것을 예측했다.

10년전쯤 우리가 "앞으로 PC의 시대는 가고 네트워크 컴퓨터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주장했을 때 상당수 사람들은 "선은 이제 맛이 갔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지금은 우리의 예언이 모두 현실로 이뤄지고 있음을 직접 눈으로 보고 있다.

요즘 선이 그려보는 미래의 모습은 소프트웨어와 관련기기의 무료화다.

많은 사람들은 현재로선 이러한 세계를 상상하지 못한다.

그러나 나를 믿으라.이런 시대는 금방 도래할 것이다.

인터넷은 이같이 서비스 위주의 모델로 발전해 나갈 것이고 이 흐름에 적응하지 못하는 기업들은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젊은이들에게 충고하건대 좋은 직장을 찾으려면 그 회사가 끊임없이 지적인 창조물을 개발하려는 정신을 가졌는가를 기준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정리=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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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스콧 맥닐리 선마이크로시스템스 회장이 자사 홈페이지에 실은 글을 정리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