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현대해법은 책임의 공유에서 .. 강만수 <전 재경원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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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는 어떻게 돌아가고 있어?/ 사실상 부도가 난거지 뭐/ 그렇다고 현대를 부도내면 우리경제는 어떻게 돼?/ 망하는 거지 뭐.기아 대우와는 폭발력이 달라/ 연말까지 돌아오는 5조원이 넘는 현대건설의 유동성이 문제야/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갚는데 구조적으로도 문제야/ 은행부채를 출자전환해야 해결할 수 있을 거야"
어떤 모임에서 주고받은 정말로 우울하고 걱정되는 대화다.
기아자동차를 인수하고,LG반도체를 합병하고,소 떼를 몰고 북한에 가고,금강산 유람선을 띄우던 현대가 부도지경으로 몰렸으니 너무나 충격적이다.
지금 현대는 "자동차를 계열에서 조속히 분리하고,시장이 받아들이는 자구계획을 세우고,지배구조를 개선하라"는 정부의 압력 앞에 서 있다.
지난 3월말 처음 구조조정안이 나오고 5월말에는 정주영 ''왕회장'' 3부자가 경영에서 퇴진하는 것을 포함한 3조원이 넘는 구조조정안을 제출했지만 세 번 모두 ''시장이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고 거부됐다.
"현대건설 유동성은 심각하지 않고 워크아웃은 없을 것이다/ 현대가 확실한 자구계획을 내놓지 않으면 워크아웃을 고려한다/ 정부는 현대문제에 관여하지 않는다/ 현대문제에 대해서는 추호의 후퇴도 없다"
최근 보름동안 앞에 두 말은 나간 두 고위당국자가,뒤에 두 말은 들어온 두 고위당국자가 던진 말이다.
지금까지 채권은행이 ''유령 같은 시장''을 내세워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라며 ''보물찾기''하더니 이젠 정부가 나서 당국자끼리 ''숨바꼭질''하고 있다.
''왕회장''3부자는 경영에서 물러나라 하더니 지금은 정몽헌회장을 찾고있다.
"나는 현대를 떠났다.
그 문제(현대건설 자구계획)에 대해선 내게 묻지 말라"고 하곤 소떼 몰고 북한으로 갔다.
나가라 했으면 부르지나 말든지.''가신도 나가라''니 자구계획은 누가 세우란 것인지.
정부와 채권단이 현대와 합의해 구조조정안을 내놓아도 쉽지 않을텐데 ''유리그릇같이 깨지기 쉬운 금융시장''과 언론 앞에 내놓고 6개월이나 ''힘 겨루기''를 하고 있으니 현대니까 버티지, 멀쩡한 기업도 벌써 부도가 나고 말았을 것이다.
정부가 해결 못한 국민투신과 한남투신의 부실 2조원 정도를 떠 안은 현대는 계속 사업을 벌이고 정부는 말리기는커녕 오히려 부추긴 감이 없지 않다.
지금은 병이 깊어 대증요법이나 자구계획으로 해결하기엔 이미 때가 늦다.
기아와 대우 때도 경험했듯이 ''스스로 배를 째라''는 자구계획은 모두 실패했다.
지금까지 매출이 부채이하인 대기업은 모두 구조적 위기에 들어갔다.
10%이자를 전제하더라도 10% 남는 장사가 어디 있는가.
최근 발표된 결합재무제표에 의하면 내부거래와 금융을 빼면 현대의 매출은 65조원인데 부채는 60조원이다.
6개월 사이 유동성위기는 더 깊어지고.
연말까지 밀려오는 현대건설의 5조원이 넘는 차입금은 CP가 회전 안되면 해결하기 힘들다.
단기자금이 회전 안되면 백약이 무효라는 것을 IMF사태 때 경험해 보았다.
현대는 ''한강의 기적''의 상징이다.
현대아파트에서 일어나 쏘나타를 타고 현대가 건설한 고속도로를 달려 한남대교와 남산터널을 지나 출근하는 사람들이 아니라도 박정희 대통령과 정주영 ''왕회장''의 업적은 국민이 모두 기린다.
이런 사태로 발전된 건 기본적으로는 현대의 잘못이지만 6개월간의 실랑이로 실추된 현대의 신용에 대해 정부와 채권단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지금 현대를 살릴 의사는 현대도 시장도 아닌 정부다.
정부는 채권단 및 현대와 함께 조용히 마주앉아 해결책을 찾아야한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는 갚을 수 있는 수준으로 대출금이 출자전환돼야 신용이 회복되고 CP가 돌아간다.
CP가 돌아가야 수주도 이뤄지고 돌아오는 회사채의 차환발행도 가능하다.
다음에 ''왕회장'' 3부자와 ''가신''의 퇴진,자산매각,계열분리를 논의하는 게 순서다.
현대의 신용은 한국의 신용이고 현대가 죽으면 한국도 버티기 어렵다.
현대의 해법은 현대·채권단·정부의 책임 공유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mskang36@unitel.co.kr
어떤 모임에서 주고받은 정말로 우울하고 걱정되는 대화다.
기아자동차를 인수하고,LG반도체를 합병하고,소 떼를 몰고 북한에 가고,금강산 유람선을 띄우던 현대가 부도지경으로 몰렸으니 너무나 충격적이다.
지금 현대는 "자동차를 계열에서 조속히 분리하고,시장이 받아들이는 자구계획을 세우고,지배구조를 개선하라"는 정부의 압력 앞에 서 있다.
지난 3월말 처음 구조조정안이 나오고 5월말에는 정주영 ''왕회장'' 3부자가 경영에서 퇴진하는 것을 포함한 3조원이 넘는 구조조정안을 제출했지만 세 번 모두 ''시장이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고 거부됐다.
"현대건설 유동성은 심각하지 않고 워크아웃은 없을 것이다/ 현대가 확실한 자구계획을 내놓지 않으면 워크아웃을 고려한다/ 정부는 현대문제에 관여하지 않는다/ 현대문제에 대해서는 추호의 후퇴도 없다"
최근 보름동안 앞에 두 말은 나간 두 고위당국자가,뒤에 두 말은 들어온 두 고위당국자가 던진 말이다.
지금까지 채권은행이 ''유령 같은 시장''을 내세워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라며 ''보물찾기''하더니 이젠 정부가 나서 당국자끼리 ''숨바꼭질''하고 있다.
''왕회장''3부자는 경영에서 물러나라 하더니 지금은 정몽헌회장을 찾고있다.
"나는 현대를 떠났다.
그 문제(현대건설 자구계획)에 대해선 내게 묻지 말라"고 하곤 소떼 몰고 북한으로 갔다.
나가라 했으면 부르지나 말든지.''가신도 나가라''니 자구계획은 누가 세우란 것인지.
정부와 채권단이 현대와 합의해 구조조정안을 내놓아도 쉽지 않을텐데 ''유리그릇같이 깨지기 쉬운 금융시장''과 언론 앞에 내놓고 6개월이나 ''힘 겨루기''를 하고 있으니 현대니까 버티지, 멀쩡한 기업도 벌써 부도가 나고 말았을 것이다.
정부가 해결 못한 국민투신과 한남투신의 부실 2조원 정도를 떠 안은 현대는 계속 사업을 벌이고 정부는 말리기는커녕 오히려 부추긴 감이 없지 않다.
지금은 병이 깊어 대증요법이나 자구계획으로 해결하기엔 이미 때가 늦다.
기아와 대우 때도 경험했듯이 ''스스로 배를 째라''는 자구계획은 모두 실패했다.
지금까지 매출이 부채이하인 대기업은 모두 구조적 위기에 들어갔다.
10%이자를 전제하더라도 10% 남는 장사가 어디 있는가.
최근 발표된 결합재무제표에 의하면 내부거래와 금융을 빼면 현대의 매출은 65조원인데 부채는 60조원이다.
6개월 사이 유동성위기는 더 깊어지고.
연말까지 밀려오는 현대건설의 5조원이 넘는 차입금은 CP가 회전 안되면 해결하기 힘들다.
단기자금이 회전 안되면 백약이 무효라는 것을 IMF사태 때 경험해 보았다.
현대는 ''한강의 기적''의 상징이다.
현대아파트에서 일어나 쏘나타를 타고 현대가 건설한 고속도로를 달려 한남대교와 남산터널을 지나 출근하는 사람들이 아니라도 박정희 대통령과 정주영 ''왕회장''의 업적은 국민이 모두 기린다.
이런 사태로 발전된 건 기본적으로는 현대의 잘못이지만 6개월간의 실랑이로 실추된 현대의 신용에 대해 정부와 채권단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지금 현대를 살릴 의사는 현대도 시장도 아닌 정부다.
정부는 채권단 및 현대와 함께 조용히 마주앉아 해결책을 찾아야한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는 갚을 수 있는 수준으로 대출금이 출자전환돼야 신용이 회복되고 CP가 돌아간다.
CP가 돌아가야 수주도 이뤄지고 돌아오는 회사채의 차환발행도 가능하다.
다음에 ''왕회장'' 3부자와 ''가신''의 퇴진,자산매각,계열분리를 논의하는 게 순서다.
현대의 신용은 한국의 신용이고 현대가 죽으면 한국도 버티기 어렵다.
현대의 해법은 현대·채권단·정부의 책임 공유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mskang36@unite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