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광둥성을 순시하던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은 생소한 말을 꺼냈다.

"중국 공산당은 세가지 요소를 대표한다"는 게 그 것.그 후 이 말은 ''3개대표(3個代表)''라는 이론으로 정립돼 정치공작의 키워드가 됐다.

공산당이 대표하는 3개는 선진생산력,선진문화,광범위한 인민의 이익 등이다.

하계 휴양지 베이다이허(北戴河)회의에서도 ''3개대표''실천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공산당 지도이론의 산실인 공산당교(黨校) 한 관계자의 해석에 따르면 선진생산력은 경제력 기술력을 뜻한다.

이를 대표한다는 건 공산당이 경제적 실리를 추구하는데 앞장서겠다는 선언이다.

이 관계자는 "무산자의 이익을 위해 투쟁한다는 기존 공산 이데올로기의 포기"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선진문화를 대표한다는 건 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하고,외래문화를 배척하지 않겠다는 얘기.고루하고 편협된 공산주의식 문화를 버리고 선진 문화를 받아들이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3개대표''의 핵심은 ''광범위한 인민의 이익을 대표한다''는데 있다.

기존 공산당은 노동자 농민 등 무산계급의 이익을 대표했다.

그러나 3개대표이론은 대상범위를 기업가 지식인등 유산계급을 포함, 모든 계층으로 확대했다.

공산당이 이시점에 3개대표이론을 들고 나온 건 21세기 국가전략 수립에 유연성을 갖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세계무역기구(WTO)가입으로 예상되는 국제화에 대처키 위한 사상적 토대를 깔자는 것이다.

공산당이 자본가 지식인등 각 계층의 이익을 외면할수 없다는 WTO시대의 요구를 수용한 것이다.

또 자기변신을 통해 1당 독재에서 오는 피로감을 극복하려는 몸부림이기도 하다.

중국은 덩(鄧)시대 이후 자기변신을 거듭했다.

앞으로 50년동안은 경제발전이 우선이라는 ''사회주의 초급단계론'',경제는 시장원리에 맡긴다는 ''사회주의 시장경제론''등이 그 예다.

이같은 자기변신은 성공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3개대표 이론이 WTO시대 중국의 정치·경제 환경변화를 효과적으로 흡수할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일이다.

한가지 분명한 건 공산당이 환경변화에 맞춰 자기변신 노력을 끊임없이 계속하고 있다는 점이다.

베이징=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