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2일 예결특위와 행자위 등 5개 상임위를 열어 추경예산안과 정부조직법 등 민생·개혁법안을 처리하려 했으나 한나라당의 실력저지로 이틀째 공전하는 파행을 겪었다.

민주당은 예산 및 민생법안 처리의 시급함을 강조하며 소속의원들을 예결특위 운영 법사 행자 복지위 등에 출석시켜 계류법안을 심의토록 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실력저지조''를 파견해 회의장을 점거하며 회의개의를 원천 봉쇄했다.

예결특위에는 한나라당 신영국 이재오 의원 등 20여명,운영위는 김무성 의원 등 20여명의 야당의원들이 여당의원들의 회의장 입장을 가로막았다.

민주당이 전날에 이어 물리적 충돌을 피하기로 해 몸싸움은 빚어지지 않았으나 회의장 안팎에서 여야 의원들이 ''설전''을 주고받는 등 지루한 대치상태를 이어갔다.

국회파행이 이처럼 장기화 조짐을 보이자 민주당은 이날 오후 야당이 요구해온 ''강행처리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에 대해선 탄력적으로 대응하되 자민련과 공조해 국회법을 포함한 모든 민생법안을 4일까지 처리한다는 방침을 확정했다.

민주당은 당초 서영훈 대표가 기자회견을 통해 유감을 표명하고 원내교섭단체 구성요건을 18석으로 바꾸는 내용의 국회법 수정안을 다시 상정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오후 열린 원내 대책회의에서 강행처리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이다.

이에대해 한나라당은 이를 실력저지한다는 대여 강경입장을 고수해 여야 교착상태가 극한 대립 양상으로 빠져드는 형국이다.

한나라당은 오전 열린 의원총회에서 임시국회 물리적 저지등 대여 강경투쟁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이회창 총재는 또다시 불거진 밀약설을 의식한 듯 "(본인이) 부족해 걱정을 끼쳐드렸다"며 유감을 표시한뒤 "원칙과 정도를 가고자하며 민주당의 운영위 ''날치기''는 반드시 바로잡겠다"며 강경 드라이브를 주도했다.

정태웅·김남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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