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사와 은행들이 실질적인 자회사 형태로 일반사무수탁회사를 속속 설립하고 있어 펀드운용의 투명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일반사무수탁회사는 펀드 기준가격 계산 등 신탁재산의 회계업무를 대행,처리하는 회사다.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현대투신이 ''팀스 코리아''를 설립함에 따라 대형 3개 투신사는 모두 일반사무수탁회사를 관계회사로 거느리게 됐다.

대한투신은 올 3월 ''에이엠텍(AM-Tech)''을,한국투신은 지난달 ''아이타스''라는 회사를 세웠다.

이밖에 삼성 LG 등 다른 투신사들도 회사 설립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은행권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한빛·외환·주택·신한은행 등이 일반사무수탁회사를 만들었거나 설립을 고려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10여개 이상의 회사가 경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이 비슷한 성격의 회사들이 난립하는 데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특히 투신사의 경우 일반사무수탁 자회사를 설립하고 여기에 자사의 펀드 평가를 맡김으로써 객관적인 평가를 피해 가려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투신사들이 현재 이들 회사에 투자한 지분은 크지 않지만 직원과 사장이 대부분 자사 출신 직원이나 임원들이어서 사실상 투신사의 영향력하에 놓여 있다.

시장규모가 협소함에도 불구하고 일반사무수탁회사 설립에 열을 올리는 것도 쉽게 수긍이 가지 않는 대목이다.

투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투신권의 수탁고가 1백50조원이고 이를 감안한 일반수탁회사의 시장규모는 1천억원 정도에 불과하다"며 "수익성만을 고려한다면 회사가 난립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 4월 개정된 증권투자회사법은 뮤추얼펀드의 경우 펀드 평가업무를 외부 회사에 맡기도록 규정했으며 감독당국은 이 규정을 수익증권에도 확대할 계획이다.

하지만 아직 펀드 평가업무를 자회사 성격의 일반사무수탁회사에 맡김으로써 파생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특별한 제동장치가 없는 상태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투신사가 자회사 성격의 일반사무수탁회사에 펀드가격 산정업무를 맡길 경우 주식이나 채권에 대한 투명한 평가를 기대하긴 힘들다"며 "사실상 지배권내에 있는 회사에는 사무수탁업무를 맡길 수 없도록 하고 투신사들끼리 합의에 의해 상호 자사펀드의 평가를 맡아주는 것을 막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