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들이 IMF 경제위기이후 위축된 지방금융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시중은행들이 맡고 있던 지자체와 지방법원 등의 공공금고 유치전에 뛰어들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공공금고 유치전에는 지방은행과 함께 지역시민단체와 상공회의소는 물론 정치권까지 가세할 조짐이어서 경쟁이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지방은행들이 가장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조흥은행에서 맡고 있는 법원 공탁금과 보관금.

지방은행들은 지난 5월 지방은행장 회의에서 법원금고의 지방은행 이전을 촉구하는 공동건의문을 대법원장과 각급 법원장에게 발송했다.

지역균형발전기획단도 공탁금을 지방은행에 우선 배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

지자체금고 유치활동도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부산시금고 일반회계의 경우 부산지역의 시민단체와 여론을 등에 업은 부산은행의 강력한 요청에 따라 부산시가 시금고 선정을 위한 새로운 기준 마련에 들어갔다.

새기준이 마련될 경우 지역금융산업 육성차원에서 시금고가 한빛은행에서 지방은행으로 이관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대구시금고 일반회계와 일부 특별회계를 맡고 있는 대구은행은 경북도 금고의 유치작업에 들어갔다.

대구은행은 대구·경북지역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은행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며 여론몰이에 들어갔다.

제일은행 농협과 공동으로 전북도금고를 맡고 있는 전북은행은 도금고의 단독 취급을 추진하고 있다.

광주은행도 지방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여론을 등에 업고 지난 68년부터 운용하던 광주시금고와 4개 구청금고 이외에 지난해 2월 제일은행이 맡아오던 전남도금고의 일반회계를 유치했다.

제주은행도 81년부터 맡아오던 시금고에 이어 지난 97년 제일은행이 관리하던 도금고를 유치하는데 성공했으며 북제주군과 서귀포시의 특별회계부분도 유치했다.

지방은행들은 이밖에 국민연금 의료보험 등 각종 연기금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시중은행에 예치하던 보험료 중 진료비 지급준비금 등을 지방은행에 예치키로 했다.

부산=김태현·대구=신경원 광주=최성국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