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 주고 약 주는 반도체주''

한동안 곤두박질쳤던 삼성전자와 현대전자가 기운을 차린 덕분에 주가가 힘찬 반등세를 보였다.

삼성전자,삼성전자 우선주와 현대전자의 시가총액을 합한 게 약22%에 달하다 보니 3종목의 주가움직임에 따라 종합주가지수가 춤을 추는 모습이다.

반도체주에 대한 관심은 비단 증시에서뿐만 아니다.

국내 실물경기 정점논란이 최근 불거져 나오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반도체산업부문이 수출물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반도체경기의 상승과 하강은 곧 국내 경기의 흐름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삼성전자와 현대전자가 이틀째 반등세를 보인 것이 과대낙폭에 따른 반작용인지,아니면 본격적인 반등세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물경기와 증시의 핵=올해 반도체 수출규모는 2백5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 전체 수출규모의 약 16~17%를 차지할 정도다.

증시에선 특히 삼성전자가 시가총액 1위로 지수영향력이 가장 크다.

지난달 19일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삼성전자 주가와 종합주가지수가 동반등락을 보였다.

◆반도체 경기호황은 2002년까지=반도체업계나 반도체업종 담당 시장분석가들은 대부분 반도체경기가 오는 2002년까지 호황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계 반도체산업 통계및 예측기관인 데이터퀘스트의 손종형 서울지사장은 "최근 반도체경기가 하락하고 있다는 분석은 주로 통신용 비메모리칩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지 삼성전자와 현대전자의 주력상품인 D램의 경우 2002년까지 호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의 전병서 연구위원도 "아직 반도체경기하강을 논할 시기가 아니다"며 "D램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현대전자 주가전망=올들어 삼성전자는 대개 27만∼28만원대에서 강한 지지를 받고 재상승한후 고점을 돌파하는 패턴이 두서너차례 거듭됐다.

특히 외국인은 이 선에서 순매수,고점을 경신하면 순매도로 돌아섰다.

이날 미국 메릴린치증권이 한국주가가 반등할 것이라며 30만원 아래로 내려간 삼성전자를 매수할 기회라고 분석한 것도 이런 전략과 무관치 않다.

자딘플레밍증권은 지난 95년 10월말과 달리 반도체경기가 둔화되면 삼성전자엔 오히려 유리하다고까지 분석했다.

당시보다 삼성전자의 시장지배력이 커진데다 저(低)원가구조로 가격결정력이 높아진 것을 배경으로 들었다.

한 외국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반도체경기논란 와중에서 삼성전자나 현대전자에 대해 매도 투자의견을 낸 곳이 한군데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만큼 반도체경기호황이 계속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관계자는 "우선 이틀동안 반등세를 보인 미국의 마이크론테크놀러지주나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더 반등할지 여부가 최대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