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밸리에 벤처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엔젤클럽 결성이 늘고 있지만 효율적인 투자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정확한 기업 분석을 통해 회원들의 효율적 투자활동을 지원해야 할 클럽운영진의 능력부족으로 결실을 맺지 못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대전충남에서 활동중이거나 설립을 준비중인 엔젤클럽은 6~7개에 이른다.

대덕엔젤클럽과 카이스트엔젤 대전시티엔젤 충남엔젤클럽 대덕아고라엔젤클럽이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고 2~3개 클럽이 설립을 준비중이다.

지난 97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탄생한 대덕엔젤클럽(회장 한기익)은 결성초기에 반도체.바이오 업체 등에 활발한 투자활동을 벌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회원의 참여가 저조해 클럽차원의 투자가 사실상 중단됐다.

지난 2월에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교수와 동문 교직원 등 2백여명으로 구성된 카이스트 엔젤투자조합(회장 박선원 화학과교수)이 발족했다.

지자체 차원의 투자조합결성도 잇따르고 있다.

충남테크노파크(이사장 이종현)는 지난 7월 25일 충남엔젤클럽을 창립했다.

투자대상은 천안 아산 등 충남 서북부지역 주요 벤처기업.

대전시도 7월 28일 대전시티엔젤클럽 운영위원회를 열고 본격적인 투자에 나설 예정이다.

현재 회원을 모집중인 시티엔젤클럽은 가입대상을 제한하지 않아 대전시와 충남도민 등을 주축으로한 중부권의 대형엔젤클럽으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이같은 양적성장에도 불구하고 엔젤클럽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 클럽을 찾아보긴 어렵다는게 가입회원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투자기업의 선정이나 회원관리가 주먹구구식이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클럽을 결성한 대덕클럽은 현재 자금수혈이 이루어지지 않아 빈사상태에 빠져 있다.

한 회장은 "클럽차원의 투자보다는 이곳에서 간단한 투자정보를 얻은 회원들이 개별적으로 기업과 접촉하는 방식의 투자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귀띔했다.

카이스트엔젤클럽도 기업선정 실패와 벤처열기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엔젤마트를 열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거뒀다.

출범초기 2백50여명으로 시작한 이 클럽은 현재 6백50여명의 회원을 확보해 지역 최대의 엔젤클럽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지난 6월말 개최했던 3,4차 엔젤마트에서 첫 번째 실패를 맛 봤다.

참가엔젤은 고작 60여명.

4개 참가업체중 목표자금을 조달한 업체는 2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2개 기업은 투자자를 찾지못해 공모를 철회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날 행사에 참여했던 한 엔젤투자가는 "클럽차원의 정확한 기업분석이나 투자자들의 기호를 파악하지 않은 채 행사를 추진한 게 원인"이라고 말했다.

투자조합을 결성만 해놓고 회원들의 투자를 유도할 전략이 강구되지 않아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았다는 지적이다.

카이스트엔젤은 이를 계기로 당초 과기원 재학생이나 동문 등으로 한정했던 회원자격을 일반시민에게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서울엔젤클럽에 가입한 김홍설씨(45.대전시 동구 삼성동)는 "새로 출범하는 대전시티엔젤과 충남엔젤클럽도 용두사미격으로 운영되지 않을 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산은캐피털 대전지점 투자심사역 이순호씨는 "클럽의 투자행태가 대부분 벤처캐피털이나 기관투자가가 한번 훑고 지나간 업체를 대상으로 해 문제가 있다"며 "신뢰감을 심어주기 위해 독자적인 기업검증 시스템 확보 등 경쟁력제고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경대덕밸리뉴스 신상두 기자 human@ddv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