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0여년간 굳게 닫혀있던 남북한간 방송교류가 남북정상회담 이후의 화해 분위기속에서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이념과 체제를 초월한 스포츠와 순수문화를 매개로 한 방송교류가 두드러진다.

KBS가 남북한 교향악단 합동연주회와 백두산에서의 남북공동 생중계를 준비하고 있는 데 이어 MBC는 탁구 권투 등 스포츠 중계를 통한 방송교류를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MBC는 28일 오후 3시 평양체육관에서 열리는 ‘통일염원 남북탁구대회’를 국내방송으로는 처음으로 현지 생중계한다.

이전에도 몇차례 평양에서 열리는 스포츠나 공연 등의 TV중계가 이뤄졌으나 대부분 북한이 제공한 화면을 받아 국내 방송사 스튜디오에서 진행하는 오프-튜브방식이었다.

따라서 이번 위성생중계를 통해 남북의 방송제작팀이 처음으로 현장에서 호흡을 맞추는 셈이다.

평양체육관에서의 방송제작은 조선중앙TV의 협조로 이뤄진다.

MBC는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 지난 23일 김종현 PD를 비롯 4명의 중계팀을 평양에 파견했다.

이번 남북탁구대회는 남녀 단복식,혼합복식 등 모두 다섯게임이며 혼합복식은 남한과 북한의 남녀선수가 함께 조를 이뤄 출전한다.

또 오는 8월27일에는 조총련계 재일동포와 한국인 권투선수의 첫 세계타이틀전을 생방송으로 중계한다.

북한국적의 조총련계 재일동포 홍창수와 WBC슈퍼라이트급 챔피언 조인주의 세계타이틀전(오후 4시).

도쿄에서 태어나 조총련계 조선고급학교를 다니며 권투를 시작한 홍 선수는 그동안 도큐야마 마사모리라는 일본이름으로 활약했으나 지난달 남북정상회담 이후 떳떳하게 본명을 밝히고 타이틀에 도전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와 함께 오는 8월14일에는 지난 1∼4일 금강산을 배경으로 열렸던 ‘통일염원 금강산 자동차 질주대회’를 방송할 예정이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