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전세계 경영자가 직원들에게 선물하고 싶어하는 책 이야기를 해드리죠.

며칠 전에 "가르시아 장군에게 보내는 메시지"(엘버트 허바드 지음,한기찬 옮김,경영정신,5천원)가 번역됐습니다.

원래는 1백1년 전에 나온 책이죠.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되어 15년간 4천만부나 팔렸답니다.

"비즈니스와 인생의 제1원칙에 관한 보고서"라는 부제가 달려 있군요.

러일전쟁 때 러시아 병사들이 군용배낭에 한권씩 넣고 다녔다고 해서 화제를 모았죠.

더 재미있는 건 일본 천황까지 이 책을 모든 "황국신민"에게 보급하라고 지시했다는 겁니다.

포로로 잡힌 러시아군이 저마다 지니고 있길래 무슨 내용인가 하고 번역했다가 책 속의 메시지에 반했다는군요.

냉전 시대의 미국과 러시아 양쪽에서 나란히 읽혔던 아이러니의 주인공이기도 하지요.

간단히 말하자면 경영자들이 인적 자원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하는지,직장인들이 자신의 직무에 어떤 태도로 임해야 하는지를 함축적으로 알려주는 책입니다.

한세기 이상 동서양을 막론하고 전쟁터의 포연 속에서,때론 작업장의 먼지 속에서 꾸준히 읽혀온 책 치고는 참 얇습니다.

목차와 그림을 포함해도 48쪽밖에 안되지요.

미국이 스페인으로부터 쿠바를 독립시키기 위해 전쟁을 치를 때의 실화입니다.

제목 속의 가르시아 장군은 당시 쿠바의 반군 지도자였죠.

산채를 옮겨다니는 그의 근거지는 베일에 가려져 있었습니다.

매킨리 대통령은 그에게 비밀스런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죠.

임무를 맡은 로완 중위는 메시지를 품에 넣자마자 곧바로 길을 떠났습니다.

저자는 바로 이 부분에서,로완이 대통령으로부터 편지를 받고 "그가 어디에 있습니까"라고 묻지 않았다는 점을 일깨웁니다.

임무가 주어졌을 때의 마음가짐,스스로 문제를 풀고 행동으로 옮기는 성실함과 책임감에 주목한 것이지요.

아무리 기술과 시스템이 발전하더라도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의 마음이니까요.

그는 "임무에 대한 충성심은 일을 처리하는 유능함보다 훨씬 가치있다"고 적었습니다.

자신이 "저녁 밥통을 지고 다니며 하루하루 노임을 위해 일했고 한때 사람들을 부린 적도 있어 양쪽 모두에 대해 할 말이 있는" 사람이기 때문일까요.

그는 누가 지켜보든 아니든 자신의 직분에 충실한 사람에게 애정을 느낀다고 덧붙였습니다.

모든 경영자는 가르시아 장군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인재를 찾고 있지요.

한밤중 쿠바 해안에 닿아 정글 속으로 사라진 로완.

장군을 찾아 적군이 들끓는 내륙을 가로지른 뒤 무사히 메시지를 전하고 섬의 반대편으로 빠져나오기까지 그는 자신의 모든 장점을 활용했을 겁니다.

그런 군인에게 훈장이 주어지듯 성실한 사람에게 합당한 과실이 주어지는 것 또한 당연하겠지요.

그는 죽고 없지만 우리 시대의 수많은 로완 중위가 가르시아 장군에게 전할 메시지를 품고 오늘도 정글 속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보입니다.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