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도 "닷컴기업"위기론이 확산되고 있다.

중국의 첨단산업단지인 중관춘의 전문가들은 중국 인터넷 관련 벤처기업의 70%정도가 올해 안으로 도산할 것이라고 25일 내다봤다.

이들은 "그동안의 무리한 투자와 수익모델부재 투자자금실종 등이 겹쳐 신생 벤처기업들이 된서리를 맞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AOL"을 표방하며 지난해 등장한 종합 인터넷서비스업체인 "중국국정망"은 지난 11일 파산을 선언,사이트를 폐쇄했다.

베이징과 스촨성 청두의 유력 3개 기업이 공동출자한 이 회사는 자금난을 견디지 못해 문을 닫았다.

컨텐츠의 유료화 실패가 도산의 직접적인 요인이었다.

유력 종합포탈사이트인 이탕도 무리한 투자에 따른 자금난을 견디지 못해 도산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 회사는 선전사무실을 폐쇄하고 종업원을 대량 해고하는 등 생존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회생이 어려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또 중국최대 경매사이트인 야바오는 추가 투자자금 유입선이 끊겨 영업에 타격을 받고 있다.

이 회사는 마케팅비용을 한 달 약 5백만위안(6억5천만원)에서 1백만위안으로 축소,공격적인 마케팅전략을 포기했다.

이밖에 종합 포탈사이트인 "R518.COM"도 봉급을 받지 못한 직원들의 이탈로 사실상 파산했다.

교육사이트인 FANSO 역시 자금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 인터넷 관련 기업들이 위기에 직면한 최대 이유는 수익원을 발굴하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인터넷 인구가 1천만명을 넘어서는 등 외형적으로 급성장했지만 선진국과는 달리 인터넷을 통한 수익창출이 어려운 실정이다.

게다가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간 과열경쟁으로 수익성은 더욱 낮아지고 있다.

판푸샹 칭화대학 교수는 "인터넷으로 돈을 벌 수 있는 비즈니스 환경이 구축되지 않았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올 하반기 70%이상의 기업들이 시장에서 퇴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 베이징=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