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LG정보통신 등 통신장비 메이커들이 벌이는 장외싸움도 치열하다.

내막을 들여다보면 통신서비스업체들이 벌이는 싸움보다 열기가 뜨겁다.

메이커 입장에서 보면 서비스업체들이 동기식을 택하느냐 비동기식을 택하느냐에 따라 사운(社運)이 달라진다.

기술표준 싸움에서 삼성전자와 현대전자는 동기식을,LG정보통신은 비동기식을 밀고 있다.

이들의 싸움이 치열한 것은 "제로섬게임"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미 차세대 영상이동통신(IMT-2000) 사업자로 3개를 선정하고 기술표준 선택을 업계 자율에 맡기기로 했다.

따라서 서비스업체들이 어떤 방식을 택하느냐에 따라 메이커들의 희비가 엇갈리게 된다.

3개 사업자가 모두 동기식을 택할 경우 LG정보통신은 내수 기반을 확보하지 못해 큰 타격을 입는다.

역으로 모든 사업자가 비동기식을 택하면 삼성전자가 치명타를 입게 된다.

현대전자는 동기식을 지지하고 있지만 통신장비산업에서 삼성이나 LG만큼 적극적이진 않다.

<>동기식으로 선두 굳히려는 삼성전자 IMT-2000 기술표준으로 동기식을 채택해야 하는 첫번째 이유로 한국이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종주국"이란 점을 꼽는다.

한국이 동기식 CDMA를 맨먼저 상용화했고 삼성전자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쌓아놓았다는 것이다.

이 기술을 최대한 활용해야 통신장비 수출을 지속적으로 늘릴 수 있고 관련산업 발전을 꾀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삼성전자는 비동기식을 택할 경우 기술 기반이 취약해 외제 시스템을 들여오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비동기식을 주도하고 있는 에릭슨 노키아 등 유럽업체들이 기술이전을 꺼리기 때문에 이들을 추격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

게다가 수입선다변화가 풀리면 국내 단말기시장까지 일본을 비롯한 외국 업체들에게 내줘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기술료 측면에서도 동기식이 유리하다고 주장한다.

특허보유업체가 동기식은 5개에 불과한 반면 비동기식은 약 30개에 달해 특허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점이 그 이유다.

삼성은 비동기식 기술료율이 동기식의 2배 수준인 13~20%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비동기식으로 역전 노리는 LG정보통신

비동기식을 택해야 하는 이유로 세계적인 추세를 꼽는다.

LG는 스트래티지스 그룹이 내놓은 전망을 근거로 2007년이면 비동기식이 이동통신시장의 80%를 점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서비스업체들이 한결같이 비동기식을 선호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얘기한다.

비동기식의 경우 기술 기반이 부족하다는 삼성측 주장에 대해서도 정면으로 반박한다.

97년이후 삼성이 동기식 개발에 힘을 쏟는 동안 비동기식 개발에 전념했고 IMT-2000 서비스가 시작되는 2000년이면 웬만한 장비는 국산으로 내놓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기술료에서도 비동기식이 불리하지 않다고 맞받아친다.

현재 비동기식 기술료를 5%이내로 맞추기 위한 활동이 전개되고 있는데다 LG도 기술표준화에 동참했고 핵심기술의 일부를 확보하고 있어 기술료 협상에서 일방적으로 밀리진 않을 것이라는 점을 근거로 제시한다.

< 김광현 기자 khkim@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