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큼 게이머들을 초조하게 기다리게 한 게임도 없을 것이다.

기존 역할분담게임(RPG)의 팬들은 물론이고 개발사인 블리자드를 아는 모든 사람들이 이 게임의 출시만을 기다려왔다.

1년이 넘도록 출시가 지연됐는데도 그 인기는 식을 줄 몰랐다.

이렇게 게이머들의 가슴을 한껏 부풀게 만든 게임 "디아블로2"가 드디어 세상에 선보였다.

"디아블로2"는 액션분야에서 역할분담게임(RPG)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디아블로의 후속작이다.

원작의 성공 이유로 전문가들은 단순한 게임 진행과 강력한 중독성을 꼽는다.

일반적인 역할분담게임이 내용의 전개가 복잡하고 이해하기 힘들었던 반면 이 게임은 마우스만으로 작동할 수 있어 전투 시스템이 간단한 편이다.

이같은 변화는 역할분담게임을 멀리하던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데 주효했다.

원작의 성공을 계기로 이와 흡사한 많은 게임이 연달아 출시됐다.

대표작으로 "녹스"와 "다크스톤"을 꼽을 수 있으나 그 어떤 아류작도 디아블로만큼의 인기를 얻는 데는 실패했다.

따라서 디아블로의 정통을 이은 "디아블로2"는 게이머들에게 더욱 큰 의미를 갖는다 하겠다.


<>이야기 속으로="디아블로 2"의 내용을 설명하기 전에 원작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디아블로 원작의 끝은 주인공이 악의 화신인 "디아블로"를 죽이면서 마감된다.

악마가 부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영웅은 악마의 힘의 원천인 "소울 스톤"을 자신의 몸 안에 봉인한다.

하지만 악의 엄청난 힘을 견디지 못해 비명을 지르는 것으로 디아블로 원작은 끝을 맺었다.

후속작은 원작의 영웅을 중심으로 다시 전개된다.

악의 힘을 이기지 못한 영웅은 자신도 알 수 없는 부름에 동쪽으로 발길을 재촉한다.

자신의 뜻이 아닌 몸속 악마가 그를 이끈 것이다.

결국 디아블로는 다시 깨어나고 다른 악의 형제들과 함께 지상에 지옥을 건설하려 한다.

후속작의 주인공은 원작에 등장한 영웅의 뒤를 쫓는 모험가다.

영웅이 지나간 자리마다 알 수 없는 재앙이 마을을 뒤덮는다.

주인공은 이 재앙을 쫓으며 악을 물리치기 시작한다.


<>게임 분석="디아블로2"는 게이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단순한 시스템을 사용했다.

모든 공격과 움직임,메뉴의 조작이 대부분 마우스로 이뤄지며 키보드의 버튼은 단지 몇개만 사용할 뿐이다.

이 덕분에 전투의 흐름이 한결 빨라지고 액션이 끊임없이 가능하게 됐다.

"디아블로 2"의 진정한 재미는 멀티플레이에 있다.

블리자드가 사용하는 베틀넷을 통해 이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자신의 캐릭터를 여러 게이머들과 함께 키워갈 수 있으며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캐릭터를 지켜보는 재미 또한 만만치 않다.


<>글을 마치며=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했던가.

"디아블로 2"는 원작에 비해 그다지 뚜렷한 발전을 보이지는 못한 듯하다.

하지만 원작이 갖고 있던 단순하면서도 중독성 강한 성격을 고스란히 간직했다.

거기에다 캐릭터들이 5개의 직업으로 세분화됐고 풍부한 기술의 리스트가 있어 게임 진행이 상당히 흥미로운 특성이 있다.

비록 큰 기대에는 못 미쳤다 하더라도 올해 게이머들이 결코 놓쳐서는 안될 명작이다.

디아블로 원작에 푹 빠져있던 팬들이라면 더욱 큰 재미를 안겨줄 뿐만 아니라 새로 접하는 팬들에게도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할 것이다.

<> 로스앤젤레스=이진오 게임일보(www.gameilbo.com)대표 gameilbo@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