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상복합아파트 분양시장이 가수요 몸살을 앓고 있다.

14일 주택건설업계에 따르면 이달초 경기도 분당 정자동 백궁역 일대에서 잇따라 분양된 주상복합아파트에 수만명의 청약자가 몰려 최고 3백90대 1의 경쟁률을 보였으나 실제 계약률은 50-70%대에 머무는 등 가수요에 의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분양 첫날 2천만-3천만원을 호가하던 프리미엄도 일부 소형평형을 제외하곤 대부분 분양가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다.

14일 현대산업개발의 ''아이스페이스''와 삼성중공업의 ''미켈란쉐르빌'' 모델하우스에는 각각 2만여명의 탈락자가 청약금을 돌려받기위해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뤘다.

일부 청약자들은 시행업체의 환불 절차에 이의를 제기하며 심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높은 청약률과 낮은 계약율=현대산업개발측이 밝힌 아이스페이스의 계약률은 평균 50% 정도다.

계약률이 평균 39대1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수만명의 가수요자가 붙은 셈이다.

평형별 청약률은 30평형대가 90%이고 59평형과 95평형은 40-50%선이다.

삼성중공업의 미켈란쉐르빌은 청약자의 78%가 계약을 마친 것으로 자체 집계됐다.

미켈란쉐르빌도 평균 청약률이 18대1이었던 만큼 상당한 가수요가 붙은 것으로 추정됐다.

13일부터 계약을 받기 시작한 삼성물산의 아데나펠리스도 최고 3백90대 1이라는 기록적인 청약률을 나타냈으나 첫날 청약자의 20% 정도만 계약을 했다.

청약과 동시에 계약을 받고 있는 두산건설의 제니스타워도 한산한 모습이다.

34평형의 경우 첫날 계약을 완료했지만 57평형과 66평형은 절반정도만 계약한 상황이다.

모델하우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실제 계약률은 업체들이 밝힌 계약률보다 낮은 20-50%선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환불창구 혼란=14일부터 청약금 환불에 들어간 아이스페이스와 미켈란쉐르빌 모델하우스에는 새벽부터 각각 2만여명의 청약자들이 청약금을 돌려받기위해 밀려 들었다.

이들 두 아파트에 청약금으로 예치된 돈은 총 6천8백여억원으로 이중 계약금을 제외한 6천여억원이 환불대상이다.

아이스페이스 모델하우스가 있는 서울 삼성동에는 미당첨자와 미계약자 등 1만여명이 몰려와 큰 혼잡을 빚었다.

새벽 4시부터 줄을 서기 시작한 탈락자들은 오전 11시께 5천여명으로 늘어나 모델하우스 주변은 북새통을 이뤘다.

일부 새치기를 하려는 사람들때문에 승강이나 몸싸움을 벌이는 모습도 눈에 띠었다.

이들은 모델하우스 밖에 줄을 세워둔데 대해 시행자측에 거칠게 항의했다.

잠실에 사는 조모(59)씨는 "청약당시 계좌번호를 받아서 계좌이체를 해줬으면 문제없었지 않았느냐"며 "청약할때와 달리 환불할 때 수요자들을 지나치게 무시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환불은 미켈란쉐르빌이 19일, 아이스페이스가 22일까지로 예정돼있다.

고경봉.류시훈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