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말로 예정됐던 제주은행과 중앙종금의 합병 논의가 9월 이후로 미뤄졌다.

중앙종금 정지택 부회장은 13일 기자들과 만나 "중앙종금 스스로의 자구노력을 통해 경영정상화가 어느정도 마무리되는 9월 이후에나 제주은행과의 합병논의가 본격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정부의 금융구조조정 일정에 맞춰 합병을 추진해야 한다"며 "이달중 증자 등 자본확충을 위한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부실한 금융회사끼리의 합병을 감독당국이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달말 자산실사 결과를 토대로 대주주에 의한 자구계획이 타당성이 없는 종금사에 대해 예금보험공사의 자회사로 편입시키겠다고 밝혔었다.

또 제주은행도 은행파업과 관련된 노정(勞政) 합의에 따라 9월까지 경영정상화 방안을 제출, 민간으로 구성되는 평가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제주은행은 6월말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이 6%를 약간 웃돌 전망이다.

중앙종금도 정지택 부회장이 "여러 조건을 붙이면 BIS 비율 10%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양측은 서로의 재무상태와 경영정상화방안이 공개되는 9월께에나 당초 계획된 합병논의를 진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