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머리 CBO를 발행해 중견기업의 자금경색을 풀려던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화 대책이 차질을 빚고 있다.

시장실세금리가 예상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데다 주요 인수처로 지목됐던 채권전용펀드의 인수여력도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12일 LG투자증권은 프라이머리 CBO를 발행하기 위해 1조5천5백억원 규모의 사모사채를 인수하려던 계획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이 회사 자산유동화팀 관계자는 "사모사채의 인수는 이달 31일, 프라이머리 CBO의 발행은 다음달 2일로 일단 연기했다"고 말했다.

당초엔 금호산업 현대산업개발 두산등 57개 기업이 발행한 사모사채를 인수한 뒤 이를 기초로 오는 14일 프라이머리 CBO를 발행할 예정이었다.

이에 따라 사모사채를 발행하려던 중견기업의 자금조달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프라이머리 CBO발행계획이 차질을 빚게 된 것은 시장실세금리가 떨어져(채권가격 상승)펀드운용을 책임지는 투신측에서 인수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신용등급이 AAA급인 프라이머리 CBO의 선순위채권 금리는 시장금리보다 40bp(0.4%포인트)낮은 수준에서 결정할 계획이었으나 금리하락으로 펀드수익률 확보에 지장이 생긴 것이다.

채권전용펀드의 자금모집실적이 저조하다는 것도 부담이 됐다.

10조원을 목표로 출발했던 채권전용펀드가 현재 모집한 자금은 3조원수준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자금의 50%를 모두 쏟아부어도 발행금액에는 모자라는 셈이다.

또 운용자 측에서는 펀드만기의 다양화까지 요구하고 있다.

프라이머리 CBO의 만기가 2년으로 통일돼 있어 펀드운용에 제약을 가하고 있는 대목도 사모사채발행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 용어설명 ]

<>프라이머리(primary) CBO란=기업이 새로 발행하는 회사채를 모아 이를 담보로 발행하는 자산유동화증권(ABS)의 일종이다.

신용등급이 낮아 개별적으로는 유통되지 않는 채권을 한데 묶어 리스크를 줄인 채권이다.

지금까지 발행됐던 CBO는 대부분 발행시장이 아닌 유통시장의 채권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세컨더리(secondary) CBO''라고 부른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