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경쟁을 뚫고 나이키 웹사이트 프로젝트를 따내는 순간 코끝이 찡했어요"

넥슨의 프로젝트매니저(PM)인 김효정(25)씨.스스로의 힘으로 첫 프로젝트를 땄을 때그녀는 글썽거리는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한달여 동안 하얀밤을 지새며 머리를 싸매고 제안서를 작성했던 기억들이 영화필름처럼 머리 속을 스쳐 지나갔기 때문이다.

하나의 사이트만 운영하는 웹마스터와는 달리 PM은 제안서 제출부터 사이트 기획,제작팀 구성,작업진행까지 총괄 지휘하는 일종의 "웹 연출가".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과정을 책임져야하는 PM에게는 강한 추진력과 책임감이 요구된다.

"홈페이지 제작에서는 컨셉을 잡는 일이 중요해요. PM이 어떻게 기획하느냐에 따라 사이트의 성공여부가 결정된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죠"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는 팀원들 간의 의견을 조율하는 것도 PM의 몫이다.

디자이너는 예술성에 치중하고 상업성을 도외시하며 프로그래머가 효율성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럴 경우 김효정씨는 사이트 전체의 조화를 위해 이들을 설득해야만 한다.

새로 떠오르는 디자인,프로그램 기법도 프로젝트매니저의 중요 관심사항.기술에 대해 잘 모르면 전문가인 프로그래머나 디자이너들을 이끌고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효정씨도 새로운 기술을 따라잡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넥슨이 효정씨의 첫 직장은 아니다.

연대 경영학과 95학번인 그녀는 지난해 삼성전자에 입사하면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효정씨는 삼성에서 인턴 6개월을 마친 뒤 넥슨에 있는 선배로부터 함께 일해 보자는 제의를 받고 선택의 기로에 서야 했다.

"삼성은 규모가 크고 안정된 기업이라는 점이 끌렸고 넥슨은 제가 어떤 일을 하고 싶은 일을 할때 확실히 밀어줄 수 있는 회사라고 생각했어요" 효정씨는 결국 "안정"보다는 "자유로움"을 선택했다.

처음 맡은 일은 삼성전자 애니콜사이트 재구축 작업.워낙 생소한 일이라 새벽에 집에 가기를 밥먹듯이 했다.

하지만 워낙 좋아하는 일이라 새벽에 회사문을 나서면서 뿌듯한 감정을 느끼기도 했다.

효정씨는 자신을 "외유내강"의 여성으로 불러주기를 주문한다.

실제로 귀여운 외모와는 달리 프로젝트를 이끄는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지니고 있다는게 주위의 평이다.

조만간 넥슨에서 홈페이지 제작부문이 분사돼 "프로젝트매니저가 천직"이라는 효정씨에게 꿈을 펼칠 수 있는 화려한 무대도 마련될 전망이다.

송대섭 기자 dssong@ 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