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염과 위.십이지장 궤양은 전국민의 10%가 갖고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짜고 맵고 거친 우리 음식과 흡연 과음 스트레스 등이 주요한 원인이다.

환자는 많지만 깨끗이 낫는 경우는 드물다.

진단과 치료경과를 알아보기 위해 실시하는 내시경검사를 성실히 받기도 쉽지 않다.

금연 금주가 어렵고 스트레스에서 헤어 나오기도 힘들다.

또 지겨운 약물요법을 오랜 시간에 걸쳐 실천하기에는 환자에게 엄청난 인내가 필요하다.

대부분 환자들은 소화기궤양을 가볍게 생각하고 약국에서 수시로 제산제를 구입해 복용하면서 증상만 가라앉히고 있는게 현실이다.

환자는 질환에 대해 올바른 인식과 근본적인 치료에 대한 절실함을 갖고 치료에 순응해야 소화기궤양에서 벗어날 수 있다.

심찬섭 순천향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와 전영빈 인제대 일산백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의 도움말로 소화기궤양의 모든 것을 알아본다.

<>소화기궤양 관련질환의 형태=위 내시경검사를 해보면 위염소견을 보이는 환자가 3분의 1에 육박한다.

위염은 급성과 만성으로 나뉜다.

급성위염은 위점막의 표층에 염증 미란(표면이 벗겨지고 문드러진 상태) 충혈상태 등을 보인다.

만성위염은 크게 위축성(위점막이 오그라듦)과 비후성(위점막이 두터워짐)으로 나뉜다.

한국인에게는 위의 아래쪽 절반(전정부)에 생기는 위축성이 주로 많다.

위점막에서 선구조가 현저히 손실되고 점막은 얇아지며 내시경으로 보면 점막혈관이 뚜렷하게 보인다.

비후성은 위벽에 대한 자극으로 위벽이 골덴바지처럼 우둘투둘 불어나는 위염의 형태다.

위축성은 비후성에 비해 위궤양을 일으키는 헬리코박터 파이로리(Hp)세균 감염에 의한 발병이 많고 위암과도 더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위궤양은 위벽의 점막층이 삽질한 것처럼 움푹 파인 것으로 크기는 아주 다양해 적게는 수 mm부터 크게는 5cm 이상의 것도 있다.

십이지장궤양은 위 다음에 연결돼 있는 십이지장에 궤양이 생긴 것으로 위산과다가 발병의 주요인이라는 점에서 위궤양과 다르다.

<>증상과 발병원인의 차이점=급성 위염은 <>공복시 통증 <>식후의 답답한 둔통 <>구토증상 <>식욕부진 <>트림 <>위산과다 <>미량의 위출혈 등의 증상을 나타낸다.

주로 폭음과 폭식,교통사고와 같은 심한 스트레스,감기약 소염진통제의 과다복용 등으로 발생한다.

만성위염에 걸리면 일반적으로는 짜고 맵고 기름진 음식을 먹을 때 소화가 잘 안되는 것을 느끼게 된다.

과식한 직후에는 상복부에 포만으로 인한 압박감 또는 복통까지 호소할 수 있다.

그래서 만성위염을 자극성 많은 음식과 약물 등에 위가 오랫동안 접촉함으로써 생기는 일종의 노화현상으로 보기도 한다.

급만성위염은 증상을 느끼지 못하고 넘어가는 경우도 상당수다.

위궤양은 <>카페인 알코올 아스피린 소염진통제 부신피질호르몬 같은 자극성약물 <>위로 역류하는 담즙 <>Hp균 <>흡연과 스트레스 <>위운동 장애 등이 원인이다.

위산과다와는 상대적으로 연관성이 적다.

십이지장궤양은 약물 흡연 스트레스 위산과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생긴다.

위궤양에 비해 위산과다에 의한 발병연관성이 깊은 반면 Hp균에 의한 발병연관성은 상대적으로 미미하다.

십이지장궤양은 비교적 젊은 나이에 생기고 재발이 잘 되는 특성을 지녔다.

증상으로 볼 때 위궤양은 식후 30~60분후에 통증이 있고 속 쓰릴때는 음식을 먹어도 통증이 잘 완화되지 않는다.

약하게 한밤중에 상복부 통증이 나타난다.

십이지장궤양은 식후 1~2시간이 지나 공복감이 느껴질 때 통증을 느끼게 된다.

공복시 통증은 악화와 완화를 거듭하므로 취침후 2~3시간이 지나면 통증 탓에 잠을 깨는 경우가 흔하다.

이때 제산제나 음식물을 먹으면 통증이 곧 완화되는 게 위궤양과의 차이점이다.

십이지장궤양은 심할 경우 출혈로 인해 실혈성 빈혈을 일으키며 장기가 천공돼서 복막염을 일으킬 수도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