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양대 메모리 제조업체인 삼성전자와 현대전자가 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데이터퀘스트가 지난 3월 발표한 세계 반도체업체들의 성적표를 보면 삼성전자는 1999년 메모리 부문 매출이 59.7억달러로 전년 대비 62% 성장,7년 연속 세계 1위 자리를 지킨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D램 47.7억달러,S램 9.6억달러,플래시메모리 2.2억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D램과 S램 시장점유율이 각각 20.7%와 21.7%로 D램 8년,S램 5년 연속 세계 시장 1위를 기록했다.

D램 반도체가 주력인 현대전자도 삼성전자의 뒤를 이어 세계 D램 시장의 19.3%를 차지,2위 자리를 지켰다.

D램 부문에서는 국내 업체가 1,2위로 랭크됐으며 두 업체의 점유율이 40%에 달해 NEC 도시바 등 일본 5개 D램 업체의 점유율 26.2%를 크게 앞질렀다.

지난 80년대초만 해도 국내 업체들은 기술 자본 인력 등 모든 면에서 일본 선발업체들에게 크게 뒤졌다.

하지만 국내 대기업들이 반도체 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으면서 세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1986년에 선진국과의 1MD램 기술격차가 2년이었으나 2년 후에 6개월로 좁혀졌으며 1989년에 비로소 16MD램을 선진국과 동시에 개발했다.

1992년에는 64MD램을 선진국보다 한발 앞서 선보인 후 줄곧 업계를 이끌어오고 있다.

지난해말 세계 주요 반도체업체 6개사로 구성된 "차세대반도체컨소시엄"에서도 이런 현실은 고스란히 반영됐다.

삼성전자와 현대전자가 이 컨소시엄 파트너로 참여한 반면 일본업체는 NEC가 유일하게 들어간 것이다.

일본업체들은 올 들어 D램 반도체 사업을 축소하는 대신 플래시메모리 등 신규 사업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D램 시장에서 더이상 경쟁하기 힘들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데이터퀘스트에 따르면 올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4백37억달러 규모로 전년 대비 약 34%의 고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업체들이 올해 기술력을 보강,메모리 시장 점유율을 더욱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재길 기자 musoyu9@ 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