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29일 "미국과 주한미군" 문제에 대한 우리 정부의 명확한 입장을 정리했다.

경기도 지역에 소재한 제3야전군 사령부를 시찰한 자리에서였다.

김 대통령은 이남신 3군사령관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은뒤 최근 일부에서 일고 있는 반미감정을 겨냥해 한반도에서 미국과 주한미군의 정치 경제적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우리에게 미국은 과거에도 중요했고 현재에도 그렇고미래에도 중요하다"면서 한.미간 지속적인 우호협력 관계의 필요성을 역설했다고 박준영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김 대통령은 "주한 미군은 한반도에서 전쟁을 막고 북한의 남침을 막는 것뿐 아니라 아시아.태평양 지역, 특히 동북아의 안정과 균형을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우리의 국익을 위해서도 미군은 존속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 대통령은 "미군이 없었다면 우리가 오늘날 이런 경제적 번영을 이룰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김 대통령은 "미군은 한국전때 3만7천명이 희생됐고 많은 수가 실종되면서 한국을 지켰다"면서 "전쟁 후에는 초토화된 국가 건설을 지원해 한국경제가 오늘처럼 발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우리가 금융위기를 맞았을때 미국은 앞장서서 지원했으며 우리의 최대 수출대상국"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결코 친미(親美)를 하자는 것이 아니다"면서 "우리는 국민과 민족을 위해 좋은 의미로 미국의 역할을 이해해야 된다"고 말했다.

이밖에 김 대통령은 "튼튼한 안보가 있어야 남북간 화해.협력을 추진할 수 있다"면서 "군은 전쟁에서 반드시 승리하는 전투력을 배양해서 전쟁을 막아야 하며 나는 이를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준영 대변인은 김 대통령이 이날 주한미군의 존속 필요성을 강도높게 언급한 배경에 대해 "주한미군 문제에 대해 우리가 일시적이고 감정적으로 대응해서는 안되며 남북간의 화해협력을 발전시키기위해서 미국과의 "긴밀한 관계" 유지가 필요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김영근 기자 yg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