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당시 구조조정 1순위로 지목됐던 영상사업에 대기업들이 속속 복귀하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 따르면 올해 초고속 인터넷가입자수는 1백37만명, 2004년에는 6백38만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네트워크의 확장, 인터넷방송 솔루션의 발전과 함께 "웹 캐스팅"이라는 이름으로 신종사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국내 최대의 다채널 엔터테인먼트 종합방송 두밥(doobob)을 지난 3월 출범시켰다.

현재 회원만 60만명.

음악과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채널을 중심으로 트렌디, 스포츠, 연예, 패션 등 다양한 채널을 1개의 ID로 즐길 수 있다.

한국통신과 데이콤의 백본망을 활용하고 있다.

현대종합상사도 올해초 인터넷 방송 전문 벤처기업인 SBSi 및 음악전문 채널인 KMTV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인터넷방송에 진출했다.

음악 금융 증권정보 게임 등 특정 분야에 한정된 것과 달리 영화, 음악, 오락 등을 포괄하는 다채널 사업 인프라(MPP)를 구축한다(현대상사 미래사업본부장 김봉관 이사)는 전략이다.

한국통신 컨소시엄을 통해 위성방송사업에도 참여키로 했다.

제일제당의 드림라인은 자사가 운영하던 컨텐츠 사업자 커뮤니티 "드림X패밀리"를 인터넷 방송국으로 확대 개편했다.

MBC 프로덕션과 음악 케이블방송인 M.net 등 영화와 음악,문화,교육 등 분야별 콘텐츠업체와의 제휴를 추진중이다.

이밖에 한화와 하나로통신, 두루넷 등도 인터넷 방송국을 개국할 예정이다.

LG도 정보통신을 통해 증권정보를 제공하는 인터넷 방송사인 와우TV에 실시간 인터넷 방송시스템을 공급하는 등 인터넷 방송장비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사실 영상사업은 삼성 등 대기업들이 쓰라린 실패의 경험을 안고 손을 뗀 사업분야.

삼성은 지난 98년 영화제작 부문을 비롯해 케이블텔레비전 Q채널(다큐멘터리), 캐치원(영화)을 정리했다.

대우도 지난해 5월 영화전문 케이블방송인 DCN과 상영관 3개를 가진 강남 씨네하우스를 4백10억원에 매각했다.

지난달 개봉한 서울 삼성동 아셈빌딩 내 17개의 국내 최대 상영관으로 운영할 예정인 멀티플랙스도 98년 11월 1백80억원에 매각했다.

이와관련, 기업들은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사업리스크를 크게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무한한 시장영역을 확보할 수 있는 만큼 당시와는 다르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인터넷방송 역시 이용객 증가에 따라 고비용의 인터넷 방송용 회선을 확보해야 하는 등 적지 않은 자금이 소요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대규모 이용자를 수용하기 위해서는 서버에 대한 대규모 투자도 뒤따라야 하고 요금 회수및 보안에 관한 소프트웨어 개발 등도 이뤄져야 한다.

수익모델 못지 않게 벌써부터 공급과잉을 빚고 있는 인터넷 방송업체와의 경쟁도 극복과제.

사업 노하우에서 비교우위에 있는 KBS의 크레지오 등 기존 지상파 방송사의 인터넷 방송국에서부터 5백여개로 추산되는 저예산 독립 인터넷 방송국과 시장쟁탈전을 벌여야 한다.

지난해 하반기 일제히 인터넷 방송국을 오픈한 신비로와 천리안, 하이텔 등 통신업체들도 경쟁상대다.

iMBC의 김선진 실장은 "다양한 콘텐츠의 확보와 인프라 확충, 이용료 인하, 기술적 불안정성 등 극복해야할 과제가 한 두가지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결국 성공의 관건은 다른 인터넷 기업과 마찬가지로 수익모델.

드림라인은 서버및 네트워크 등 인터넷 방송환경은 기존의 기간망 사업자인 드림라인이 제공하고 분야별 콘텐츠 제공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투자비를 절감한다는 계획이다.

많은 인터넷 방송업체의 결합으로 시너지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게 이 회사 인터넷온라인 사업본부장 박원연 상무의 설명이다.

삼성물산은 60만명의 회원을 바탕으로 내달부터 광고유치와 음반 악기 등을 전자상거래로 판매하는 수익모델을 실현할 계획이다.

전자상거래와 인터넷 방송을 통합해 수익을 올리겠다는 전략이다.

KISDI의 초성운 박사는 "정보사회에서는 수익과 정보가 함께 움직인다는 접근방식으로 웹캐스팅의 비즈니스 모델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