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씨가 어느날 신들린 듯 골프가 됐다.

16번홀까지 버디만 3개.

핸디캡이 4정도이니 버디 3개는 OK.

핵심은 16개홀동안 보기가 없다는 점이었다.

아마추어 골퍼가 1라운드동안 무보기로 이븐파를 치면 그건 언더파보다 더 값진 것.

그러나 골프엔 여러분이 알다시피 "그러나"가 있다.

후반 13번홀쯤 "무보기"를 의식한 그는 14번홀이 끝난후 그늘집에서 15,16번홀만을 걱정했다.

15번홀은 5번아이언은 잡아야 하는 파3홀이고 16번홀은 그 골프장에서 가장 어려운 파4홀이었다.

J씨는 걱정하던 그 2개홀에서 천신만고끝에 파로 막았다.

파3홀에선 티샷이 뒤땅성이 있었지만 15m 어프로치를 붙였고 파4홀에선 13m나 되는 내리막 퍼팅을 투퍼트로 마무리했다.

문제는 파5홀인 17번홀.

60점짜리 샷 3개만 나오면 그럭저럭 파는 잡을수 있는 상황.

그러나 거기서 J씨의 드라이버샷은 왼쪽으로 감겼고 러프에서 친 세컨드샷은 공교롭게도 나무밑에 떨어졌다.

서드샷 스윙이 도저히 불가능한 볼위치.

그는 5온2퍼트로 더블보기를 했다.

"결국 욕심이더군.15,16번홀을 잘 막자 17번홀에서 두 마리 토끼가 생각났다. 버디 하나만 더 잡으면 68타 베스트스코어에 무보기! 파5홀이니만큼 버디를 잡자며 드라이버샷을 호되게 갈긴 것이 화근이었다"

비교 자체가 안되지만 그의 이같은 얘기는 골프의 어떤 "경지"를 생각게 한다.

지난 US오픈에서 타이거 우즈는 4라운드 최종 18번홀에서 아이언으로 티샷을 했다.

5백43야드의 그 홀은 투온이 가능한 홀이다.

우즈는 그때 우승이 확정돼 있었고 버디를 잡으면 2백71타의 US오픈 4R 최소타 신기록을 세울수 있었다.

상식적으로는 투온을 노려야 한다.

한 타라도 더 줄이고 싶은 건 프로나 아마나 똑같은 것이다.

그러나 우즈는 레이업을 하며 3온으로 갔고 파에 그쳤다.

그 18번홀 플레이야말로 "우즈 골프"를 설명하는 US오픈의 진정한 하이라이트!

"저 친구 정말 장난아니네"가 절로 나왔던 모습이었다.

< 김흥구 객원전문위원 골프스카이닷컴대표 hksky@golfsk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