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는 미국 대형 연기금투자가들에게도 상당한 투자 의욕을 불러 일으킬 것입니다. 빨리 미국으로 돌아가 미 연기금투자가회의를 서울에서 다시 열 수 있도록 얘기해 보겠습니다"

작년 4월 서울에서 미국내 대형 연기금투자가들의 회의인 "펜션스2000"을 열어 주목받았던 필립 세퍼 미연기금협회장은 19일 방한 기자회견을 갖고 "두 정상의 역사적 만남이 안정적 평화무드로 뒷받침만 된다면 분명히 많은 신규투자를 유발하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펜션스 2000은 미국내 3천6백개 연기금이 지난 92년 친목도모와 정보교류를 위해 만든 일종의 펀드 연합체.

회원 기금들은 총 10조달러(99년 기준)에 달하는 자산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들 기금의 투자기간은 최소 5년(평균 16년)인 장기투자형 자금들이다.

세퍼 회장은 매년 두차례 열리는 펜션스 2000 정기총회를 내년초 도쿄와 중국 베이징에서 갖기 위해 두 도시를 들른 후 지난 17일 방한했다.

작년 서울총회에는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 등 40여개(자산운용규모 1조달러)의 연기금 투자가들과 10여개 자산운용회사 대표들이 참석했었다.

그는 "작년 서울총회 이후 calPERS가 2억달러를 한국에 추가 투자하는 등 총 20억-30억달러의 신규 투자가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최근 보수적인 미 연기금투자가들 사이에서 한국에 대한 인식이 이후 크게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나온 결과들이 연기금투자가들에게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세퍼 회장은 정기총회 일정을 조정하는데는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한국에서 현재 진행중인 변화를 투자기회로 잡기 위해 정기총회를 한국에서 갖기를 바란다며 양국 관계자들과 논의를 해보겠다고 밝혔다.

박수진 기자 park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