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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감시대] (91) 제1부 : 1997년 가을 <8> '정복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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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 홍상화

    "그럼 나한테 재량권을 좀 줘.0.5퍼센트에서 0.7퍼센트 정도에서 해결해볼게"

    순간 백인홍은 도만용이 자기보다 몇 수 위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게 하시지요"

    백인홍이 씁쓸한 맛을 다시며 다소 퉁명스럽게 말했다.

    "내일 오후 2시까지 전화해줄게.너무 걱정 마.잘될 거야.금융업이라는 게 다사람 보고하는 일이지,뭐 별거 있어?"

    도만용이 그렇게 말하며 일어나려는 시늉을 했다.

    백인홍도 따라 일어났다.

    도만용과 헤어진 백인홍은 당사를 나와 차에 탔다.

    그가 탄 차가 반포대교를 지나고 있었다.

    차창 밖으로 펼쳐진 한강을 내려다보면서 백인홍은 현 시기가 회사채를 소화하기에 어려운 시기이긴 하지만 회사채를 발행하는 데 0.5퍼센트의 커미션을 준다는 게 너무 억울하게 느껴졌다.

    뿐만 아니라 도만용에게 거기다가 0.2퍼센트를 붙여 0.7퍼센트 안에서 결정하도록 재량권까지 주었으니 그자가 무슨 짓을 할지 몰랐다.

    대해직물을 인수할 자금을 빠른 시일내에 조달하지 않으면 안 될 입장이긴 하지만 씁쓸한 마음을 지울 수가 없었다.

    도만용이라는,세상이 다 아는 잡놈한테서 뻔히 알면서도 당한 기분이라 씁쓸한 마음은 더했다.

    다음날 백인홍은 도만용으로부터 약속한 오후 2시까지 아무런 연락이 없어 몹시 초조하였다.

    혹시 일이 잘못 돌아간 것이 아닌가 염려되었으나 그렇다고 금방 연락해 알아볼 처지는 아니었다.

    그러나 일이 워낙 다급한지라 퇴근 시간에 임박하여 할 수 없이 전화를 했다.

    "저 백 사장입니다.

    장관님께 부탁드린 것 혹시 무슨 진전이 있었나 해서요"

    도용만이 비서로부터 전화를 건네받자 백인홍이 어렵게 말했다.

    "아. 그거.. 백 사장한테 전화한다고 하면서 깜빡 잊고 있었군.어제 오늘 그자들하고 식사를 같이했지.일이 잘될 것 같아.내일이면 확실히 알겠지만 모두가 잘될 것 같아,그것도 4정도로 합의봤고.."

    "4정도"라는 말은 커미션이 0.4퍼센트를 의미한다는 것을 백인홍은 알아챘다.

    "고맙습니다.

    너무 고맙습니다.

    며칠 내로 찾아가 뵙지요"

    백인홍이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에서 말했다.

    처음 합의한 0.5퍼센트 커미션에서 추가로 0.2퍼센트를 더 받아들이겠다고 했으나 0.4퍼센트에서 합의봤다는 것은 정말로 고마운 일이었다.

    백인홍은 며칠내 찾아가 그에게 사례를 할 예정으로 "찾아가 뵙지요" 라고 했던 것이다.

    "그럼 내일 오후에 확실한 것을 알게 되면 전화할게"

    "네,그렇게 하시지요"

    백인홍은 전화를 끊었다.

    듣던 소문과는 달리 도만용에게도 좋은 점이 있다고 백인홍은 생각했다.

    관료라는 작자들 중에는 머뭇거리며 답답하게 뜸을 들이는 자들이 흔한데 솔직하고 화끈한 면이 분명히 보였다.

    어쩌면 그에 대한 소문이 편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날 저녁에 일어난 일은 백인홍의 그러한 판단이 성급하였다는 것을 여실하게 증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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