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 3000년 외계인의 식민지로 전락한 지구를 배경으로 한 SF물.

미국작가 론 허버드의 80년대 베스트셀러 "지구전선"( Battlefield Earth )이 원작이다.

서기 2000년 무렵 외계종족 "사이클로"가 침략해 지구문명은 단 9분만에 파괴된다.

그로부터 1천년 후.

황무지로 변한 지구에서 원시상태로 살아가는 인간은 멸종위기에 처한다.

사이클로는 지구에 기지를 차려놓고 "인간동물"들을 부려 금을 캐간다.

지구 주둔군 사령관 테를(존 트래볼타)은 금을 빼돌리기 위해 영리한 인간 조니(배리 페퍼)를 교육,비밀리에 채광작업을 시키기로 한다.

학습기계를 통해 기계문명에 눈뜬 조니는 지구를 탈환하기 위해 동료 인간들과 힘을 모아 사이클로와 한판 대결을 벌인다.

여름시장을 겨냥한 블록버스터답게 원없이 때려 부순다.

3m 장신의 사이클로는 이전에 보지 못한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눈길을 끈다.

외계인으로 분한 존 트래볼타의 비열하고 탐욕스런 연기도 작품에 활력을 준다.

하지만 이야기의 무리한 전개는 어이가 없을 정도.

돌도끼로 먹이감을 사냥하던 "야만인"들이 갑자기 전투기 조종간을 잡고 곡예비행을 한다거나 10분도 못버티고 멸망당한 과거 선조들이 남긴 항아리만한 핵폭탄 하나로 사이클로 행성을 쓸어버린다는 설정은 우습다.

6권짜리 원작을 2시간 남짓한 영상에 담아야 했다는 사실을 감안하더라도 정도가 지나쳤다.

트래볼타가 인터뷰에서 말한대로 "특별한 메시지 없는 오락물"에 불과하다.

"파이날 컷" "노스트라다무스" 등을 만든 로저 크리스천이 메가폰을 잡았다.

17일 개봉.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