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미국에선 경제가 나빠진다는 소식이 나오면 사람들이 오히려 좋아한다.

주식값도 오른다.

얼마전 미국의 5월 실업률이 높아졌다는 발표가 나오자 주가가 큰 폭으로 뛰었다.

실업률이 높아졌다는 것은 경제사정이 나빠져 일자리를 얻지못한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얘기다.

따라서 실업률이 올라간 것을 반길 이유는 없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환호성을 올리며 주식을 사들였다.

왜 그럴까.

바로 금리때문이다.

미국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작년 6월부터 금리를 6차례나 올렸다.

경제성장률이 너무 높아 이대로 뒀다간 월급도 많이 오르고 제품가격도 덩달아 뛰어 물가가 불안해질 것이라는 걱정에서였다.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면 물가도 많이 올라간다.

이때 물가를 잡으려면 사람들이 돈을 덜 쓰도록 금리를 올려야 한다.

금리(이자)가 높아지면 위험한 주식투자를 하는 대신,은행에 저축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이때 주식값은 당연히 떨어진다.

또 금리가 높아지면 은행에서 돈을 빌려 사업하는 사람들은 돈이 많이 들게돼 사업을 크게 벌리지 않는다.

기업가들이 사업을 안벌리면 전체 경제가 커지지 않는다.

이때문에 금리를 안올려도 될 정도로 성장속도가 적당한 수준으로 떨어져야 한다.

그동안 미경제는 연간성장률이 4%를 넘는등 너무 빠르게 성장해왔다.

미국에선 3-3.5%정도가 알맞은 성장속도다.

이처럼 적당하게 성장하기위해선 경제가 지금보다 좀 나빠져야 한다.

그러면 금리를 올리지 않아도 된다.

그래서 실업률이 올라가고 공장주문이나 소비가 줄어드는등 경제가 "안좋다"는 신호에 사람들이 좋아하고 주식시장도 힘을 내고 있는 것이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