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에 대한 긴급관세부과로 우리가 얻는 득보다는 실이 훨씬 크다.

중국은 긴급과세가 부과됨으로써 1천만달러어치 정도의 마늘에 높은 관세를 물어야 하는 부담을 안는다.

반면 한국의 대중 휴대폰 수출은 지난해 4천1백40만달러, 폴리에틸렌은 4억7천만달러다.

천만달러 수입 때문에 5억1천만달러의 수출을 못하게 되는 상황을 맞게된 것이다.

정부는 WTO 규정대로 중국정부가 긴급관세부과로 입는 피해(1천만달러)만큼 보복조치를 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훨씬 강도가 높아 내심 당황하는 눈치다.

우리 정부와 업계는 현재 중국에 CDMA(부호분할다중접속)방식 휴대폰과 장비를 수출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정부가 수입금지 대상에 한국산 휴대폰을 포함시킨 것은 마늘 수입제한을 계속할 경우 한국 기업의 중국 CDMA 시장 진출은 불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 중국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서부 대개발 프로젝트에서도 배제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한국은 중국과의 교역에서 48억달러, 홍콩을 포함하면 연간 1백30억달러의 흑자를 내고 있다.

만약 중국과의 무역분쟁이 길어지면 1백20억달러 무역 흑자라는 거시경제 운용목표 달성에 큰 차질이 예상된다.

삼성전자 LG정보통신 등 중국에 휴대폰을 수출하는 업체들은 긴급대책마련에 들어갔다.

삼성전자는 유럽방식의 GSM 단말기를, LG정보통신은 CDMA 단말기를 일부 중국에 수출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수입중단조치가 장기화될 경우 피해규모가 늘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유화업계의 경우도 주요수출품목인 LDPE HDPE LLDPE 등 폴리에틸렌 제품의 대중국 수출비중이 50% 가량으로 지난해 4억7천만달러에 달했다.

이에따라 현대석유화학 SK(주) 호남석유화학 등은 중국측 조치의 배경과 전망을 파악하는 등 비상체제에 들어갔다.

유화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수입중단이 장기화될 경우 업계의 채산성 악화가 불가피하지만 중국이 자체 필요에 의해 이 조치를 장기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