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회사도 망할 수 있다"

괜한 엄포같지만 이같은 일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물론 이는 일본의 일이긴 하다.

그러나 국내 보험산업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고 내년부터 예금자보호 한도가 축소되는 걸 감안하면 한국도 예외일 수 없다.

한국의 경우 작년에 일부 부실한 생보사들이 P&A(자산부채이전)또는 M&A(기업인수합병)방식 등으로 정리된 사례까지 등장했다.

보험사가 망하지 않는 게 좋은 일이긴 하지만 고객들은 만약에 대비,"보험사도 망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상품가입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지난 5월1일 파산한 일본의 다이이치화재해상보험도 중견 손보사로 평가되던 회사였다.

총자산 1조3천8백71억엔(35개 회사중 8위)수입보험료 5백97억엔(업계 16위)의 중견업체였던 것이다.

다이이치 보험사의 파산은 크게 두가지 요인 때문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거품경제가 붕괴하면서 거액의 부실채권이 발생한 데다 일본정부의 제로금리정책으로 운용수익률이 보험계약자와 약속한 수익률을 밑돌면서 "역금리"부담이 급증한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동안 다이이치보험은 5~10년 만기의 장기 보험상품에 주력해 왔는데 일본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지난해 2월부터 단기금리를 제로 수준까지 낮췄다.

또 공식 재할인금리를 1995년 9월 이후 계속 사상 최저치인 0.5% 수준으로 유지해오고 있다.

이같은 저금리 정책으로 다이이치 보험의 부채는 매년 급증,지난 3월말 기준으로 부채초과액(자산대비)은 5백억엔을 넘어섰다는 것이다.

다이이치 보험사가 일본 손보사로는 2차대전 이후 처음으로 파산하자 일본의 손보사들은 살길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올들어서만 벌써 4건의 합병발표가 있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파산-합병" 붐이 한국에서도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국의 금융회사들은 특히 자산운용 등 경영방식 측면에서 일본 회사들과 닮은 점이 많은 게 사실이다.

보험가입자들은 보험가입에 앞서 이런 점들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겠다.

특히 보험기간이 가장 긴 종신보험에 들수록 보험회사의 안전성을 따져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