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이 ''현대쇼크''에 따른 증시불안과 투신권 구조조정 등의 여파로 국내 자금 시장이 경색조짐을 보이자 해외자본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기업들이 유상증자와 회사채 기업어음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 기회가 막힌데다 회사채를 발행해도 연 12%를 넘는 고금리를 부담해야 되자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들 기업은 주로 사업합작이나 지분매각,채권발행 등의 형태로 외자유치를 추진중이다.

<>금호산업 외자 6억달러 유치 =금호산업 건설사업부문은 30일 총사업비 1조2천억원 규모인 부산~김해간 경량전철 건설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캐나다 봄바디사로부터 6억달러(약 7천억원)의 외자를 들여오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봄바디사는 6억달러를 캐나다정부 차관과 국내외 은행을 통해 조달하며 금호는 나머지 5천억원을 한국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재정에서 지원받기로 했다.

민자 유치로 추진되는 이 경량전철 사업은 부산지하철 3호선 사상역과 김해시 삼계동 신명마을을 잇는 것으로 총연장 23.9km다.

공사기간은 2002년 1월부터 4년간.

부산-김해간 경량전철 사업엔 금호산업 컨소시엄 외에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참여의사를 밝혔으며 오는 8월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예정이다.

<> 한솔제지 1억달러 해외변동금리부사채 발행 =한솔제지도 이날 해외변동금리부사채(FRN)를 유로시장에서 발행,1억달러 규모의 외자를 유치키로 했다고 밝혔다.

다음달 23일 자금이 들어올 변동금리부사채는 3년 만기로 금리는 런던은행간금리(LIBOR)에 0.9%의 가산금리를 더해 모두 연8.4% 수준이다.

한솔 관계자는 "채권발행을 통해 유입되는 자금은 차입금 상황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기타업체 =쌍용양회는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미국 업체로부터 3억달러의 외자를 유치키로 하고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다.

쌍용은 "6월까지 외자유치를 마치겠다"고 말했다.

동양시멘트는 최근 유럽 캐핀스키사로부터 1억달러의 외자를 유치했다.

이 자금은 서울 마포 호텔을 건립하는 자금으로 쓸 예정이다.

LG화학은 지난 3월 독자 신용으로 10개국 19개 금융기관으로부터 신디케이트 론(공동차관) 형태로 1억달러의 자금을 빌렸다.

이는 IMF후 해외 신용평가기관의 신용등급 판정없이 이뤄진 최초의 대규모 차입이다.

차입조건은 리보(연7.4%)+1.5%,만기는 2년.LG화학은 도입자금을 전자정보소재와 생명과학 분야의 신규 설비자금으로 투자한다.

현대자동차도 대외신인도 제고와 채권만기 연장을 위해 해외채권을 발행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전경련이 최근 개최한 "해외자본 유치전략"이란 세미나에서 도이체 방크 에드리언 나이 부사장은 "한국기업이 해외에서 자본을 조달해 기업의 금융국제화를 이룰 경우 기업이 국제수준에 맞게 평가되고 기업경영의 투명성이 높아질 수 있다"며 "경제불안심리 불식과 한국경제 전반에도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손희식 기자 hssohn@hankyung.com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